'현대 수묵화 거장' '꽃 그림 화가' 남천 송수남화백 별세

2013-06-0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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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주 기자='현대 수묵화의 거장’이자 '꽃 화가'로 불리는 한국화가 남천 송수남 화백이 8일 오전 3시 30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화사하고 밝은 꽃그림을 즐겨 그렸던 송 화백은 지난 2주간 급성 폐렴으로 입원치료를 받다 이날 상태가 악화돼 가족과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고인은 수묵화운동의 주역으로서 ‘한국인이란 무엇인가’. ‘한국의 그림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란 질문을 수없이 던져온 한국화 화단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였다. 지나친 상업주의와 한국화 위기상황속에서 1970년대 말 ‘수묵화 운동’을 주도했다. 새로운 한국화를 정립하려는 운동이었다.

그의 수묵화는 먹을 넘어 산수화에 현대적 조형성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크릴과 수묵 작업을 병행하며 장르를 넘나들었다. 수묵화부터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세상이 급변해도 미술시장이 온통 서양화판이어도 한국화 정신을 놓지않았다. 생전 고인은 "동양화를 그리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가 한지에 먹물이 스며드는 때다. 그때의 먹의 향기는 참 그윽하다. 한지에 서서히 번지며 스며들어가는 먹물처럼 세상과 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조화이며 거스름 없는 삶이다"고 했다.

1938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에 입학했다가 4학년 때 동양화과로 옮긴 이후 스웨덴 국립 동양박물관 초대 개인전을 비롯해 30여회의 개인전을 열며 50년 넘게 한국화의 명맥을 이어왔다.
동경국제비엔날레, 상파울로 비엔날레, 타이페이 국제현대수묵화전 등 국제전에참여하며 한국화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1975년부터 2004년까지 모교인 홍익대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을 양성했고 홍익대 박물관 관장, 서울미술대전 운영위원, 동아미술제 심사위원, 중앙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우리 모두는 행복한 꽃이다'(2009)를 출간', '오늘이 우리 삶의 절정이.보이지 않는 내일 아니라,지금 살아 숨쉬고 있는 오늘'이라고 역설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7호실, 발인은 10일 오전 5시. 장지는 천안공원.(02)2227-7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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