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지주 SK가 금융감독원ㆍ공정거래위원회에 전월 말 제출한 기업집단현황을 보면 SK그룹에 속한 자본잠식 계열사 자산총계는 2012년 말 9조248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8.15%(4조570억원) 늘었다.
2011년 28개에 달했던 자본잠식 계열사 수가 이듬해 21개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는 청산 또는 합병으로 SK그룹 전체 계열사 수가 같은 기간 94개에서 81개로 13개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별로는 SK해운,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모바일에너지, SK더블유, SK씨라이팅, SK와이번스, 커머스플래닛, 아미파워, 피엠피, 앤츠개발이 2012년 말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광주맑은물, 김천에너지, 대전맑은물, 리얼베스트, 울산아로마틱스, 텔레비전미디어, 평택에너지, 피에스앤마케팅, 위례에너지, 하남에너지도 마찬가지다.
SK그룹 총자산에서 자본잠식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4대 그룹 가운데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2012년 말 SK그룹에 속한 전체 81개 계열사 자산총계 143조4907억원 가운데 자본잠식 업체 21곳 총자산(9조2483억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6.46%로 1년 만에 2.25%포인트 늘었다.
이에 비해 삼성그룹ㆍ현대자동차그룹ㆍLG그룹 총자산 대비 자본잠식 계열사 비율은 작년 말 각각 0.25%와 0.56%, 1.00%로 SK그룹보다 최대 6%포인트 이상 낮았다.
SK그룹에 속한 전체 계열사 순이익이 2012년 3조7392억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40% 이상 감소하는 바람에 자본잠식을 심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계열사인 SK텔레콤 순이익만 1년 새 30% 가까이 줄었다.
이는 전체적인 SK그룹 채무상환 능력 또한 떨어뜨리고 있다. SK그룹 전체 계열사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2011년 39.70배에서 2012년 11.12배로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011년만 해도 벌어들인 돈이 나갈 이자보다 40배 가까이 많았다면 이듬해에는 11배 남짓으로 감소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집단을 보면 총수 부재가 경영 악화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며 "SK그룹 건전성이 여전히 양호한 편이지만 최 회장 사건이 원만히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회사에 미칠 충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