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 남관표 헝가리 대사를 만나다!

2013-06-0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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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겨진 보물의 섬 헝가리...국민소득 수준 높으나 임금 낮고 인프라 좋아

헝가리에 기업인 투자 유치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남관표 헝가리 대사
아주경제 오세중 기자=지난 5월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남관표 헝가리 대사를 만났다. 남 대사는 자신도 처음 부임할 당시 "헝가리에 대해 구동구권 국가 중 하나로 한국과 최초로 외교관계를 수립한 나라라는 정도의 단편적인 인식만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유럽의 어느 한 나라라는 개념으로 보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유럽연합(EU)에서 어느 지역에 위치해 있나가 중요하다"고 생산시설 등의 전진기지로서 헝가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남 대사는 이후 일정으로 부득이하게 자리를 떠나기 전까지 꽉찬 1시간 동안 우리 기업이 헝가리에 진출해야 하는 필요성을 설명했다.

-헝가리가 어떤 나라인지 우리에게는 아직 선뜻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어떤 나라인가.
"헝가리 사람들은 이제 동구권이라는 표현을 싫어한다. 중유럽이라고 부른다. 앞서 말했듯 EU 회원국 중 하나다. 특히 유럽 중앙에 위치해 반경 1000㎞ 이내에 20개국 2억5000만 인구가 존재하고, 우수한 교통 인프라로 물류 중심 역할을 할 기반이 갖춰진 나라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경상도·전라도 등처럼 EU라는 큰 나라의 지역적 위치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 한 국가로서의 이미지보다 이런 기업적 차원의 중요성에 대해서 헝가리를 말하고 싶다."

-과연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나.
"헝가리는 천혜의 투자요건을 가지고 있다. 예로 국민소득은 1만9000 달러 정도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인 반면 임금은 월 1000 달러(약 100만원) 정도밖에 안 된다. 정리하면 △저렴한 인건비 △우수한 물류 인프라(도로망 밀도 유럽 내 3위, 철도망 4위) △주변국 시장 진출 가능성(발칸반도 포함 유럽 경유지 등 지리학적 위치) 등이 있다. 만일 헝가리에서 생산해서 스웨덴까지 가서 팔려고 해도 3일 내에 트럭으로 배달할 수 있다. 특히 EU 회원국간 경제적 격차 때문에 EU에서 결집(Cohesion) 펀드라고 해서 오면 돈을 되돌려주는 방식(Cash Refund)으로 해서 50%까지 지원해주는 것도 있다. 투자하는 기업이 현지 사람 채용 규정을 채우면 되고, 과실선고가 없다는 걸 얘기하면 중소기업인들이 솔깃해 한다."

-왜 우리 기업이 헝가리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는가.
"우리 기업들은 상용화하는 데 특기가 있다. 헝가리에는 원전 분야든 의학이든 기초과학 기술 등에 훌륭한 인재가 많다. 사실 원전 수출국으로 우리나라가 유명해지니 인력이 부족한 형편인데, 저렴한 인권비로 합작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밝히기 어렵지만 한 기업은 한국 담당자 한 명만 보내 전직 과학자 등 현지 기술인력과 프로젝트를 10분의 1의 비용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현지인을 매니저로 동일하게 두는 이중구조를 구사하는데, 이것이 현지인들과의 친밀성 증대는 물론 자기 나라 인력을 키워준다는 측면에서도 헝가리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한국과 닮은꼴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기업이 선전한다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
"가족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등 정서가 비슷하다. 베트남 근무 때를 보면 우리나라 기업인들은 이래서 사업이 되겠냐라고 걱정될 정도로 기술도 공유하고 집에 놀러가 함께 술도 하면서 친밀감을 키웠다. 이후 독일이나 일본 기업과 합작한 나라와는 기본적으로 다르게 한국을 대하는 정신 자체가 달랐다. 헝가리도 마찬가지다. 2007년 유럽에서 최초로 드라마 '대장금'이 방영됐는데 큰 성공을 거뒀다. 또한 한류가 불기 전에 문화원이 생겼는데, 한국어반이 예상인원보다 너무 몰려 반을 증설해야 했다. 애초 목표는 3개반(30명) 정도 운영할 예정이었는데 개원 당시 9개반 이후 14개반으로 확대됐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박찬욱, 김기덕 감독을 잘 알 정도로 우리 문화에 대한 호응이 많다. 이런 문화적 감성이 통하는 것은 헝가리 문화와 우리 문화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남 대사는 유사한 정서와 인프라까지 잘 갖춰진 헝가리에 기업인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선점효과를 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헝가리까지 직항이 없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일본 등에도 직항이 없는 만큼 우리나라 국적기가 직항노선을 만들면 매년 한국인 10만명, 동남아(중국, 일본 등) 30만∼40만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파리 공항 같은 혼잡도가 높은 곳에서 오래 대기시간을 갖는 것보다 헝가리에서는 어느 시간대라도 줄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국내 항공사가 이런 점을 고려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업의 생산·물류기지로서의 헝가리의 가치가 앞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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