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수 기자=홀 길이 135야드(약 123m), 그린 넓이 362㎡(약 110평).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플로리다주 TPC소그래스 스타디움코스 17번홀 얘기다. 2013년 대회, 그것도 우승을 다투는 4라운드 막바지에 세계적인 선수가 이 홀에서 발목을 잡혔다. 주인공은 세계랭킹 13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다.
이 홀 핀은 그린 앞쪽 오른편에 꽂혔다. 피칭웨지를 뽑아든 가르시아는 깃대를 곧장 겨냥해 승부를 낼 요량이었다. 그러나 첫 티샷은 그린에 다다르지도 못하고 물에 빠졌다. 씁쓰레한 표정을 지은 그는 다시 그 곳에서 피칭웨지로 세 번째 샷을 했다. 볼은 그린 가장자리 턱에 맞고 또 물속으로 들어갔다. 다섯번째 샷을 그린 가운데(홀 왼편 7m 지점)에 떨군 그는 2퍼트로 7타를 기록하고 말았다. 쿼드러플 보기(4오버파)로, 우즈와 타수차는 단숨에 4타로 벌어졌다.
가르시아는 낙담했던지 18번홀(파4) 티샷도 물에 빠뜨렸다. 그 홀 스코어는 더블보기. 그는 마지막 두 홀에서 6오버파를 치며 자멸했다. 두 홀을 지나오는데 무려 13타가 소요됐다.
그는 경기 후 “17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섰을 때 아드레날린이 너무 많이 분비돼 핀을 겨냥하다가 일을 내고 만 것같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2008년 우승할 때 17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폴 고이도스를 제쳤다. 당시엔 고이도스가 볼을 물에 빠뜨렸다.
올해 17번홀에서는 모두 44개의 볼이 물에 빠졌다. 평균타수는 3.064타(난도랭킹 9위)였다.
가르시아는 아일랜드 그린을 공략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것은 ▲한 클럽 길게 잡고 ▲그린 중앙을 겨냥하며 ▲한 번 실수 후에는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하나 덧붙이면 지나친 자신감도, 물에 대한 두려움으로 위축되는 일도 금물이라는 점이다.
한편 바로 앞조의 우즈는 이 홀에서 웨지로 볼을 그린 가운데(홀 왼편 14m지점)에 떨군 후 2퍼트로 마무리, 파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