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육성을 중점 추진과제로 내세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력하게 주장해 온 각종 육성책과 혜택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16개 정부기관은 올해 107조원 규모의 물품 구매 및 공사 발주 가운데 약 70%에 해당하는 74조원을 중소기업에서 조달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구매목표액의 69%는 상반기에 조기 구매해 중소기업들의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준다는 방침이다.
단순 수치로만 봐도 지난해 중소기업 제품 구매 비중이었던 67.7%보다 1.6% 증가했다. 특히 장애인기업이나 여성기업에 대한 구매목표액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2억 3000만원 미만 실시설계와 감리용역에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인 중소기업의 입찰만을 인정하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중소기업 판로지원법)'도 지난 6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중소기업 판로지원법 시행이 정부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 업체들의 판로 확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번 중소기업 판로지원법 시행을 계기로 향후 추진될 중소기업 관련 정책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연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됐던 위장 중소기업 근절 의지도 분명히 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정부 조달시장에 참여 중인 중소기업 2만7000여개를 대상으로 위장 중소기업 여부를 집중 조사한다고 밝혔다.
대기업 대표나 최대주주, 임원의 자녀가 중소기업 임원 겸임·대기업의 중소기업 대표이사 임명 또는 임원의 100분의 50이상 선임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따라서 향후 대기업과 실질적인 지배관계 혹은 종속관계에 있는 위장 중소기업은 퇴출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퍼시스가 지난 2010년 그룹에서 인적분할했던 팀스가 조달 시장에서 퇴출되며 한바탕 파장이 일기도 했다. 퍼시스는 팀스가 조달시장에서 퇴출되자 최근 팀스의 지분 인수에 다시 나서며 팀스가 문제가 있었음을 자인했다.
팀스가 빠진 정부 조달시장에서는 코아스·쏘피체·우드메탈 등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조달청 업체별 쇼핑몰 상품등록 및 공급현황에 따르면, 코아스는 올 들어 현재까지 12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우드메탈도 8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각각 작년 25억원, 11억원 상승한 수치다.
팀스 퇴출 전에도 조달시장에서 영향력을 보였던 네오퍼스와 하이파오피스도 35억과 50억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을 제외한 기타 중소기업들도 공공 조달시장이 새로운 매출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역점을 두고 있다.
다만 리바트가 조달시장 잔류를 목적으로 2011년 직원들에게 양도·분리한 쏘피체의 시장 참여 적법성에 대한 의문은 연일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조달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과 역학관계는 더 복잡한 양상을 띌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