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는 7일 울산 인재개발원에서 '퇴직 지원 프로그램' 1기 교육을 시작했다. 지난 3월 29일 개최된 1·4분기 노사협의회에서 합의한 결과로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1년간 양측이 함께 구성한 별도 전담팀이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해 개발한 것이다.
시행 첫 해인 올해는 1954년생과 1955년생 생산기술직과 사무기술직 1800여명이 대상이며, 100명씩 기수(50명씩 2개조)를 정해 연말까지 총 18개 기수별로 진행된다.
교육 일정은 교육생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들의 흥미와 관심사를 분류해 퇴직 후 진로를 명확하게 결정하는 '1단계 집체교육'과 대화를 통해 장래 계획을 명확히 하는 '2단계 진로상담', 재취업·창업·귀농귀촌 등 진로의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3단계 그룹별 전문교육'의 순으로 진행한다.
포스코는 지난 2011년부터 퇴직 직원들의 모임인 포스코동우회와 함께 퇴직자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재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재취업 프로그램은 패밀리사, 고객사 및 공급사를 비롯해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동반성장의 시너지를 높이고자 마련된 것이다. 포스코는 포스코동우회와 함께 고객사 및 공급사를 대상으로 채용 수요를 조사하고 정년퇴직자에게 구직신청을 받아 재취업을 알선한다.
전문인력 지원 포털시스템(http://together.posco.co.kr)을 통해 재취업과 관련된 컨설팅 지원업무를 추진하고 있는데, 퇴직 이후의 삶을 먼저 경험한 선배들들로부터 각자의 체험담을 들을 수 있는 시간도 갖게 된다. 또한 포스코는 원활한 재취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중앙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와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7월 현재 31명의 퇴직자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포스코 관련 중소기업에 재취업했으며, 이후 올해까지 100명 가까운 이들이 재취업 성과를 올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소기업 재취업을 통해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소기업은 경험 많은 전문인력을 채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퇴직자들은 지식근로자로서 제2의 인생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퇴직 예정자들의 신청이 점차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현대중공업과 포스코의 퇴직 지원 프로그램은 직원들을 대표하는 조직인 노조와 퇴직자 선배들이 이모작 설계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퇴직 준비자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요구사항을 파악한 뒤 눈높이에 맞는 방법을 찾아줌으로써 퇴직예정자들이 회사를 떠난 후 혼자서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한 것이 회사의 발전에 공헌했던 직원들이 하루라도 더 능력을 발휘해달라는 '감사의 배려'였다면, 퇴직 지원 프로그램은 청춘을 조선소에 모두 바친 그들이 '아름다운 은퇴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올해 시행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부족한 점을 보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