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섞인 건 싹 쓸어 담아"…홍콩에 뜬 금사재기 중국관광단

2013-05-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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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 고객은 한번에 3500만원 씩 사"

[신화사사진]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노동절 연휴를 맞은 '요우커(遊客·중국 대륙 관광객)'들이 금값 폭락을 틈타 홍콩 금 싹쓸이 관광에 나섰다. 심지어 '금 사재기 관광단'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금 매입 열풍이 거세다.

1일 원후이바오(文匯報) 등 홍콩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홍콩의 각 금은방마다 금을 매입하려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특히 노동절 연휴가 시작되면서 요우커들이 대거 홍콩 금은방으로 몰려들고 있다.

금을 찾는 요우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금사재기관광단’까지 등장했다. 홍콩 대형 쇼핑몰인 다부차오지청(大埔超級城)은 올해 특별히 선전·둥관·광저우 일대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모집해 50명씩 총 5개팀으로 금사재기관광단을 꾸렸다. 전문 가이드들이 홍콩 일대 금 전문상가로 관광단을 데리고 다니면서 각종 금 장신구 가격과 디자인 등을 설명해주며 구매를 돕고 있다. 다부차오지청은 금사재기관광단 1인당 최고 소비액이 20만 위안(약 3600만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콩내에 60개 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저우다푸(周大福)의 한 매장 관계자는 “4월 중순부터 금 사재기가 이어지면서 이전에 비해 손님이 30~40% 늘었다”며 “금괴 뿐만 아니라 금 액세서리, 금 장식품 등도 모두 사재기 대상”이라고 말했다.

71년째 영업중인 홍콩 융안(永安) 금은방의 점원은 “몇년 동안 요즘 같은 금 사재기 현상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큰 고객은 한번에 20만 위안씩 금을 사간다”며 “지난 한달새 평소보다 매출이 일곱배 늘었다”고 전했다.

금 사재기 열풍으로 금은방의 제품이 동이 나면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온 한 관광객은 “대다수 금은방을 돌아다녔지만 남은 금 액세서리가 별로 없어서 결국 빈 손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같은 금 매입 열풍은 지난달 중순 들어 금값이 폭락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중국 런민왕(人民網)은 “금값이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15일부터 열흘간 중국인의 금 매입량이 300t을 넘어섰다”며 이는 전 세계 연간 금 생산량의 10%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폭락했던 금값이 중국, 인도 등의 금 매입 열풍에 힘입어 서서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그동안 금 공매도를 주장했던 골드만삭스 등 투자기관들은 금 공매도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왕서방의 금 투기 열기를 꺾지 못했다”고 우스갯소리를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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