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테크노밸리 제2의 세종시 될라

2013-04-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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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판교테크노밸리의 한 게임회사에 근무하는 이정혜(35)씨는 은평구 불광동 집에서 나올 때마다 눈쌀을 찌푸리게 된다.

집에서 두시간 가까이 걸리는 출퇴근 거리도 부담이지만 교통수단 또한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올해 초 회사가 판교로 이전을 하면서 아침저녁으로 출퇴근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급기야 이사 계획을 세우고 지난 주말 남편과 인근 부동산을 돌아봤지만 최근 껑충 뛰고 있는 전세가격에 혀만 끌끌 차고 되돌아 왔다.

그는 “회사 위치와 아이 맡길 곳을 고려해 판교 쪽을 알아봤는데 전세가가 강남과 다르지 않다”며 “하반기에 전셋값이 더 오른다고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21일 경기도와 업계에 따르면 판교테크노밸리로 IT기업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버스노선이나 주차장 등 주변 인프라가 아직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하면서 직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아예 가족과 함께 인근 보금자리를 새로 마련하고 싶어도 주변 부동산 시세가 워낙 높아 엄두를 낼 수가 없는 실정이다.

판교테크노밸리는 경기도가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문화산업기술(CT) 등 첨단기업 유치를 위해 조성한 연구개발단지다. 경기도는 이 곳을 선진국들의 산업 클러스터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2015년 입주를 마치면 기업 300여 곳, 3만7000명이 근무하게 된다.

정부의 과학 발전 산업 투자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경기연구개발특구’가 실현되면 법인세 및 소득세 감면혜택(3년 면제 2년 50%)등의 정책적 호재로 국내 첨단 연구개발(R&D) 허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때문에 안랩을 비롯해 한글과컴퓨터, 위메이드, 스마일게이트, 소프트포럼, 엔트리브소프트, 카카오 등 기업들이 사옥이전을 완료했으며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등도 올해 안에 판교에 입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인구는 점점 늘어가는데 편의시설은 확충이 더디기 때문이다.

불편한 교통과 주차공간 부족이 대표적이다.

판교역과는 도보로 25~30분 걸리고, 광역버스는 강남이나 잠실 위주로 운행해 다른 지역에서 출퇴근하려면 여러 번 갈아타야 한다.

이로 인해 승용차를 갖고 다니지만 주차난이 심각해 2, 3중으로 주차하기 일쑤다. 준공된 건물마다 지하주차장을 확보하고 있지만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집값도 여전히 천정부지다. 최근 거품이 사그라드는가 싶더니 4.1부동산 대책으로 거래가 꿈틀 거리면서 다시 부동산 시장에 상승기류가 감돌고 있다.

봇들마을 32평 아파트 전세가 3억4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매매가는 5억8000만원이다. 이는 불과 한두달 전보다 2000만원 이상 뛴 가격이다.

판교역 개통에도 불구하고 미분양과 공실의 늪이 거듭되면서 은행 식당 병원 같은 편의시설도 태부족이다.

IT벤처에 다니는 배성현(38)씨는 "먹고 쉴 곳이 너무 부족해 점심시간마다 한 끼 해결하는데 전쟁을 치른다"며 "세종시로 내몰린 정부부처 공무원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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