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금리에 반영됐다는 것이 은행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재형저축에서 빠지는 이익을 예·적금 금리 인하로 충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재형저축 출시 후 3년짜리 정기예금의 이율을 2.7%로 0.1%포인트 인하했다. 3년짜리 정기적금 역시 연 3.2%로 0.2%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은 재형저축 출시 하루 전인 5일 '월 복리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연 3.05%로 0.05%포인트 내렸다. 유일하게 연 4% 적금을 내걸어 인기를 끌었던 '신한스마트적금'의 금리도 지난달 21일자로 종료됐다. 신한스마트적금은 0.2%포인트 내린 3.8%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3년 만기 정기예금 역시 2.8%의 금리를 주고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넘치는 유동성 때문이다. 돈이 들어와도 가계부채 문제나 경기둔화 등으로 대출 수요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3%에 턱걸이 한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예금 금리가 연 3%까지 떨어졌다. 3%까지 예금 금리가 하락한 것은 지난 201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재형저축 가입 고객에게 높은 금리를 주면서 발생하는 역마진을 기존 예·적금에서 충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책 상품이라는 특성상 손실을 보더라도 장기 고객을 확보하고자 일부러 재형저축을 돋보이도록 꼼수를 부렸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 입장에서는 장기 고객을 확보하면 재형저축 외에 다른 예금·대출·카드 등에 대한 교차판매도 늘릴 수 있는 기회다. 이 때문에 은행원들이 자신의 돈을 넣어 우선 가입부터 시키고 보는 '자폭 통장'이나 은행 거래 기업의 근로자들을 일률적으로 가입시키는 '꺾기'등의 논란도 낳았다.
이에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재형저축 금리는 말 그대로 서민의 재산형성을 위해 높은 금리를 제시한 것이고, 예·적금 금리 인하 시기가 재형저축 출시일과 엇비슷하게 맞아떨어진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