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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오른족)가 미국LPGA투어 파운더스컵 3라운드에서 캐디 트래비스 윌슨한테서 퍼터를 건네받고 있다. [골프채널]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에서 플레이어와 캐디는 일심동체다. 그래서 캐디가 잘못해도 플레이어에게 페널티가 돌아간다.
미국LPGA투어 RR 도넬리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 3라운드가 열린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GC(파72) 16번홀(파4)에서 흔치않은 일이 벌어졌다.
루이스의 베테랑 캐디 트래비스 윌슨이 선수와 함께 벙커에 들어갔다. 볼의 라이, 벙커 턱 높이 등을 살피려는 의도였던 것같다. 캐디가 들어오자 루이스는 “모래가 얼마나 딱딱한가?”라고 물었다. 캐디는 모래의 성질을 파악하려는 듯 발로 모래를 헤쳤다.
루이스는 그 벙커샷이 토핑이 돼 그린을 넘겼으나 파세이브를 했다. 마지막 홀에서 기분좋게 버디를 잡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려고 했을 때 경기위원이 “16번홀 벙커에서 캐디의 행동이 적절한 것이었는지 시청자가 제보했다”라고 제동을 걸었다. 경기위원과 루이스는 녹화테이프를 천천히 돌려봤다.
당시 장면을 클로스업해 보니 캐디가 발로 모래를 밀치고 무릎을 몇 차례 구부렸다펴며 오른발을 좌우로 돌린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캐디가 발로 바닥을 헤칠 때 모래가 지그럭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영락없는 해저드(모래) 상태 테스트였고 루이스는 골프규칙 13-4에 따라 2벌타를 받았다. 그 홀 스코어는 파에서 더블보기로 변했고 이날 스코어도 66타에서 68타가 됐다. 루이스는 3라운드합계 15언더파 201타(68·65·68)로 이지영(볼빅)과 함께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선두 미야자토 아이(일본)와는 4타차다.
윌슨은 캐디 경력 21년째이고, 2주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 기간에 ‘올해의 캐디’에 뽑혔다. 루이스가 프로로 전향할 때부터 4년6개월동안 골프백을 메어왔다. 캐디 탓에 루이스가 벌타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캐디 잘못으로 선수가 불이익을 당한 사례는 많다. 이지영은 2005년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 때 캐디(아버지)가 퍼트선을 접촉해 2벌타를 받았다. 그 해 미국PGA투어 NEC 인비테이셔널에서 스튜어트 애플비가 드롭한 볼이 굴러가고 있는데 캐디가 집어올렸다. 당연히 애플비에게 2벌타가 돌아갔다. 2003년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3,4위전 때에는 피터 로나드의 캐디가 볼을 밟는 바람에 로나드는 애덤 스콧에게 1홀차로 져 4위에 머물렀다.
루이스는 3라운드 후 “캐디가 의도적으로 모래 상태를 테스트하려고 했겠는가. 2벌타 때문에 나보다 그가 더 상심하고 있는 것이 안됐다. 최종일 기회가 있는만큼 우승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3위 루이스가 우승하고 청야니(대만)가 3위 이하의 성적을 내면 루이스가 랭킹 1위에 오른다. 랭킹 1위 청야니는 합계 2언더파 214타로 공동 63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