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패션, 관광, 문화, 교통의 중심지로 하루 350만명의 발길이 오가는 중구. 에너지와 활력이 넘치는 서울의 한복판에서 잠시만 눈을 돌리면 여유와 휴식도 만끽할 수 있다. 600년의 역사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 전통과 자연이 공존한다.
일자리 창출을 최대 현안으로 꼽은 최창식(61) 중구청장은 "한 가정에 실직자가 한 명만 있어도 온 집안이 어두워진다"며 "최고의 복지는 구직으로 주민에게 일할 수 있는 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중구는 올해 총 8000개 민간일자리 발굴을 구정 제1의 목표로 세웠다. 실질적인 결실을 거두려 최근 기업, 호텔 등과 협력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최 청장은 취임 초기 민생현장 방문에 나섰다가 시작됐다. 당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진심어린 하소연을 들었다.
최 구청장은 "공통적인 희망사항이 취직을 시켜달라는 것이었다. 대학을 나온 자녀부터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주부, 은퇴 후 사회로 다시 복귀를 원하는 어르신까지 모두 한결같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새로 오픈하는 롯데쇼핑에 1700명의 근무지를 확보했고 15명이 나인트리 호텔에 직장을 잡았다. 올핸 창업기업체 프로젝트를 추진해 창업의 초기 단계에서 인허가 원스톱 처리, 규제 완화 등 기업과 윈윈(win-win)하는 종합적 취업전략을 펴고 있다. 다음달 문을 여는 신신호텔로부터 주민 8명이 합격 통지서를 받아들었다.
이런 노력으로 중구는 작년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지역브랜드 일자리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최 구청장은 이달부터 각동 주민센터 예비군 훈련장에 찾아가는 구직 캠프를 설치, 청년 취업상담을 진행하고 대학에 일자리 버스투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주민들이 바라는 작고 사소한 것들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는 생각이다. 여성들을 위한 취업의 문도 활짝 열렸다. 여성일하기새로센터에서는 뷰티, 호텔, 객실관리사 과정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그간 도심재개발 지구에서 10억원을 투자하면 낭비라고 건축을 통제했습니다. 하지만 10억원을 들여 20억원을 벌 수 있다면 절대 낭비가 아니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수 십년간 정체된 을지로, 충무로, 퇴계로 등지의 리모델링을 통해 활력이 넘치도록 할 것입니다."
최 구청장은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장, 건설안전본부장, 뉴타운사업본부장을 거쳐 행정부시장에 오른 도시계획 전문가다. 주위에서는 달인 수준이라고 호평한다. 그의 도심활성화 정책에서도 오랜 현장경험과 노하우가 녹아난다.
조만간 주민들 숙원이던 약수 고가차도를 철거하고 주변경관 개선에 나선다. 또 중림동 청소차고지 이전과 함께 관광버스 주차시설 및 유사시 대용량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다목적 주차관리센터를 삼일로 지하에 짓는다.
중구는 3월 1일자로 5국 30과 130개팀으로 행정조직을 대폭 정비했다. 관내 유동인구가 많아 교통, 가로정비, 쓰레기처리, 문화관광, 복지분야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수요가 많은 분야에 인력을 늘려 배치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곳은 감축시켰다.
합리적인 동 명칭과 동별 행정구역 경계도 개편 중이다. 일례로 신당동은 현재 1동부터 6동까지 숫자로 불리던 것을 지역특색에 맞고 친숙하게 바꾼다. 이를 위한 관련 조례안이 입법예고됐다. 광희문(光熙門) 밖 신당(神堂)을 중심으로 많은 무당들이 모여 살았다는 신당동을 비롯해 다산동, 약수동, 청구동, 백학동 등 나름의 사연을 지닌 지역들이 꽤 많다.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최 구청장은 이달부터 정책공감 콘서트를 벌인다. 동네 곳곳의 골칫거리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행동이다. 앞서 용역착수보고회 등 구정에도 주민들을 직접 참여시키기도 했다. 분야별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중구 미래포럼'이 만들어져 본격 가동되고 있다.
평소 직원들에게 현장에 답이 있다고 주문하는 최 구청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구정이 실현되기 위해 참여와 소통은 철칙이다. 인프라와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민생이 편안하고 침체된 도심이 살아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얼마 전 중구에 희소식이 들렸다.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주관한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지방자치경쟁력 분야의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해에 이은 2연패라 더욱 값진 성과다. 이외에도 대외적 수상은 수두룩하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는 2010년 22위에 머물렀다가 작년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최 구청장은 원칙에 충실하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투명한 구정이 신뢰감을 얻고 가장 가치가 크다고 그의 소신을 밝혔다.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해군 장교로 전역했다. 성균관대 토목공학과를 나와 서울대 도시계획 석사, 한양대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제13회 기술고시 출신으로 1978년 공직에 투신, 서울시에서 30년간 공무원으로 일했다. 2011년 중구청장 재보선에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