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이틀 앞둔 지난 12일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 2.61%, 5년물은 2.72%로 18년만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불황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한국의 높아진 경제 안정성 등도 작용했지만, 여기에는 기준금리 추가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달 시장 전망은 '동결'에 무게가 실려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채권업계 종사자 132명 가운데 53.8%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기준금리 수준은 연 2.75%다.
우선 해외경기가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새 정부의 내각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동결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베이지북을 통해 소비지출, 부동산 부문 개선 등으로 올해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 하원에서 최근 잠정예산안을 승인함에 따라 시퀘스터(정부예산 자동삭감)로 인한 불확실성이 누그러졌다.
유럽중앙은행도 올 하반기부터 유로존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며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내각이 아직 완전히 짜여지지 않아, 통화정책과 정부의 재정정책의 공조를 꾀하기에는 시간이 이르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월 금통위에서 한은 총재는 ‘경기가 더 이상 나빠지기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면서 경기 저점 인식을 강조했다"며 "올해 한은의 상저하고 국내경기 시각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기준금리 동결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월 금통위 의사록을 봐도 대다수 금통위원이 경기 회복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금리 조정에 있어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반면 채권시장에는 적어도 다음달 중으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도 짙게 깔려있다.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를 통해 현재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올 초부터 정부와 통화당국의 정책공조를 통한 경기부양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내각 구성이 완료되면 향후 통화정책도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발맞춰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배경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일반적인 '거시경제 정책 조합'의 일환으로 20조원의 추경 예산과 함께 올 2분기 한 차례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