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OIL은 알뜰주유소 입찰에서도 경쟁사를 제치기 위해 파격적인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보여진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OIL과 현대오일뱅크가 알뜰주유소 공급사로 선정된 가운데 막바지 실무적인 절차만 남아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달리 S-OIL이 새롭게 선정된 것은 다소 의외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GS칼텍스가 물류비 측면에서 유리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S-OIL이 경쟁사를 따돌리기 위해 다소 큰 입찰가 부담을 무릅썼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입찰을 진행한 농협 관계자는 “공급사 선정 기준은 아무래도 가격이 최우선이었다”고 말해 S-OIL이 파격적인 공급가를 제시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도 “S-OIL이 현대오일뱅크까지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 1순위로 뽑힌 것은 가격적인 면이 컸던 듯하다”면서 “당초 S-OIL이 전국을 담당하려 했으나, 운송비 문제로 현대오일뱅크에 중부를 내줬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S-OIL이 이처럼 입찰에 힘을 쏟은 것은 지난해 판매량 감소로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공공물량 입찰에서 탈락했던 S-OIL은 주유소에 대한 기름 공급가를 내려 판매량을 메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석유공사가 조사하는 정유사 주간 공급가격에 따르면 S-OIL은 최근까지도 최저가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계열 주유소 숫자도 경쟁사들은 대폭 감소했지만 S-OIL은 감소폭이 적다. SK에너지의 경우 지난해 1월 4445개에서 12월 4296개로 149개가 줄었다. 이에 비해 S-OIL은 같은 기간 1960개에서 1942개로 18개 감소하는데 그쳤다. 내수시장의 불황으로 경쟁사들이 부실 주유소를 적극 정리한 반면 S-OIL은 상대적으로 점유율 관리에 신경썼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질유와 벙커유 등 정유제품에 대한 내수시장 점유율도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지난해 각각 1%, 1.8%씩 감소한 반면 S-OIL은 오히려 1.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