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중국 3월호]햇살의 자리 가슴 설레는 生의 변주

2013-03-1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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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경’시리즈…서양화가 손미라

손미라 작가 - 내 마음의 풍경


천진하게 방글방글 웃으며 다가와 말을 거는듯하다. 수줍게 내미는 친교(親交)의 손길은 보드랍고 방울새 한 마리 고운 목소리로 축가를 불러주었다. 싱그러운 아침공기에 눈부신 찬란한 햇발이 내린다. 파랗게 돋아나는 새싹처럼 새콤달콤한 과즙처럼 하루가 시작됐다. 신선한 호흡으로 숲속은 부옇게 피어오르고 잎들과 가지로 옮겨날며 명랑한 소리의 새들은 다정한 인사를 전했다.

화면엔 강, 하늘과 구름, 산과 나무, 새와 꽃들의 꿈이 몽실몽실 피어오른다. 물소리를 찾아 떼 지어 모인 새들이 갈증을 적신다. 행복의 노래는 언제나 감동적이다. 그 충만함이야말로 이상향을 그리는 날개 짓의 힘이 아니겠는가.

참 다감하다. 개성 넘치고 스스로 맵시를 뽐내며 대화한다. 매일 만나도 할 말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사이처럼 그녀의 형형색색 꽃들은 조잘조잘 참새가 지저귀듯 수많은 이야기들로 넘친다. 그녀는 “꽃들은 만나고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는 광장(廣場)이다. 함축된 절제미의 동글동글 예쁘장한 꽃들은 자연을 찬미하는 노래를 부르고 유순한 언어로 따뜻한 관계를 유지한다. 행복, 사랑, 행운, 이별 등의 꽃말은 한편의 시(詩)가 되고 이웃의 위안이 되는 환한 미소로 피어오른다”라고 말했다.

손미라 작가-내 마음의 풍경


화면은 감각적이다. 가까이에서 졸졸졸 냇물이 흘러가는 듯하다. 고개를 숙인 채 요리조리 새들이 먹이를 찾느라 분주하고 저 산 너머로 날아오르면 임 소식을 들고 돌아올 것만 같은 통각(痛覺)의 풍경을 열어놓고 있다. 여기에 마티에르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의 공간을 획득해 냄으로써 고유한 미적 순수성의 표현으로 시선을 더욱 끌어당긴다. 동산은 심술을 부리면서도 산과 산 사이 느티나무 한그루 서 있는 구불구불한 흙길을 내놓고 아련한 세월 추억의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하여 새들이 나무에 깃들어있고 찰박찰박 냇물을 건너면 손에 잡힐 듯 드넓게 펼쳐진 저 청보리밭 들녘에 파랑새가 후드득 날아오르면 얼마나 좋으랴!

캔버스 대신 종종 마포(麻布)작업도 하는데 오목함과 볼록함으로 생기는 공간미감은 생명력을 발휘한다. 마치 한 마리 새가 공중을 날다 어느 나지막한 산 아래 따사롭고 화기애애한 보금자리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것을 고스란히 전해주려는 듯 부감법(俯瞰法) 조형화면을 즐겨한다. 숯가루나 석채 등과 혼합한 재료 그리고 색채가 어우러진 어떤 희열의 장면들이 가까이에서 또는 ‘내’가 그들의 구성원으로서 서로 마음깊이 함께하는 존재로 다가서게 한다. 여기에 그녀 특유의 중간색조는 영상(映像)의 나래를 제공함으로써 저마다 관람자들 꿈의 세계를 찬미하게 한다.

햇살에 반짝이며 부드럽게 휘어져 흘러가는 얕은 물줄기는 산다는 것 그 아린 마음을 씻겨준다. 경이롭고 감사하다. 맑은 마음의 안식과 고요하고 정감 넘치는 자연의 이야기들이 새로운 나날들을 인도했다. 꽃망울, 새들의 합창, 꿈, 파란호수, 나무의 고백, 뭉게구름…. 그리고 이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길을 물으며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계절의 길목에서 손짓하는 우아한 리듬의 음계. 이것이 작가가 그토록 애타게 그려낸 자연과 그대를 위한 ‘마음의 풍경’이리라.

◆손미라 작가는?

손미라 작가


서양화가 손미라 작가는 세종대 회화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1989년 모인화랑 개인전을 비롯해 가산, 백송, 세종갤러리 등에서 개인전 9회와 한국의 키아프(KIAF)와 소아프(SOAF), 베이징, 뉴욕, 홍콩 등 아트페어에 18회 참여했다.

그녀는 “인도 어머니의 강으로 불리는 바라나시(Varanasi) 갠지즈강(Ganga). 새벽강가 조그마한 꽃불 ‘디아(dia)’를 띄우며 꽃불처럼 따뜻한 영혼의 시간을 소망했다. 이 아름다운 여행은 나의 작업에 숭고한 영감(靈感)을 주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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