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뜨는 봄, 키스하고프면 "서울미술관으로 오세요"

2013-03-12 08:44
  • 글자크기 설정

14일부터 '영화+미술'6가지 사랑이야기 담긴‘Love Actually’展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3분 45초.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는 이이남의 움직이는 '신 키스'(사진)로 황홀하게 녹아내린다. 이 작품 옆에 해설처럼 쓰여진 문장은 더 끈적하다.
"보고 싶으면 봐, 만지고 싶으면 만져, 키스해도 돼.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박철수 감독의 녹색의자 中)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관장 이주헌)이 달달해졌다. 지난해 8월 개관후 세번째 전시로 마련한 ‘Love Actually’는 새봄, 들뜨는 기분을 한껏 고조시킨다.

'사랑'을 주제로 꾸민 전시는 그림만 보는 전시가 아니다. 사랑 이야기를 다룬 6편의 영화에서 출발했다.
영화속 대사와 그림이 하나로 묶여 사랑에 관한 함축적이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사랑해도 될까요?'를 테마로 시작하는 이번 전시는 6명의 큐레이터(김가연 강안나 안진우 이상화 이슬 정연희)들이 '사랑 영화'를 보고 마음에 꽂힌 명사와 맞는 그림을 골랐다.
이이남 구성연 고상우 임정은 고명근 김성진 최욱경 이림등 국내외작가 27명의 회화 설치 사진 미디어작품 32점이 함께한다.


유리어항의 뱀장어떼에 앉아 있는 뒷모습의 누드의 여인. 안진우 큐레이터는 영화 색계와 연결했다. "그는 뱀처럼 내 안으로 파고들어 와요. 그 뱀은 심장까지 공격하죠. 하지만 언젠간 내 심장이 굴복하고 말 것 같아요."라고 말했던 왕치아즈(탕웨이)의 운명을 떠올렸다고 한다.
영화속 대사같은 작품과, 작품을 대변하는 듯한 대사. 고통과 쾌락사이에서 외줄타기 하며 본능의 심리를 보여주던 그녀의 심경과 사진작가 장지아의 작품은 누드의 눈요기를 넘어서 떨리는 긴장감을 팽창시킨다.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 영화속 명대사 오겡끼데스까(잘지내고 있나요?)는 홍승혜의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맞아떨어졌다.
정사각형 픽셀이 반복을 통해 '유기적 기하학'을 만들어내는 홍승혜의 작품은 하얀 눈 밭에서 눈속으로 사라져간 연인을 그리며 크게 소리지르던 장면과 오버랩된다.

이 전시, 사랑에 빠졌거나, 사랑해서 행복하다면 더욱 촉촉해질수 있다. 물론 사랑에 무덤덤해진 중년 노년의 부부들도 다시금 마음에 불을 지필수 있게 감상적이다. 사랑에 아팠거나, 시큰둥해도 마음이 뭉근해질 수도 있다.

보는 것뿐만 아니라 전시장에선 키스도 할수 있다. 연인들이 마음놓고 키스할수 있도록 '키스존'도 마련했다. 영화속 키스 장면만을 끌어낸 화면이 계속 상영된다. 살바도르 달리의 빨간 입술이 함께 전시됐다.
전시장에 마련된 키스존은 영화속 멋진 키스장면만 상영된다.

서울미술관 세번째 전시 ‘Love Actually’를 기획한 6명의 큐레이터. 이중 1명만 빼고 5명이 솔로다.

다양한 이벤트도 펼친다. 결혼을 앞둔 연인들을 위한 프로포즈행사도 마련했다.매주 토요일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3층 매트릭스홀에서 사랑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다. 4월 13일에는 ‘예술과 영화, 사랑에 빠지다’라는 제목으로 유경희 미술평론가와 심영섭 영화평론가의 강연도 열린다.

기존의 무거운 미술관의 분위기를 깬 서울미술관은 경쾌하게 소란스럽다.

이주헌 관장은 “관객 개개인의 정서와 감성을 자극하여 미술품작품을 감상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한 이번전시는 서울미술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전시"라며 "서울미술관은 관람객이 즐겁고 행복하게 볼 수 있는 전시공간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시, 솔로들의 염장을 지를수 있다. 어쩌랴. 세상은 그런 것. 전시장과 연결된 '석파정'은 덤이다. 겸재 정선의 그림속으로 들어온 듯한 풍경이 마음을 트이게 한다. 혼자 걸어도 좋을 공간이다.

한편, 전시기간 서울미술관 2층 카메오전시실에서는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기의 로맨틱한 회화작품을 소개한 아트프린트도 볼수 있다. 또 상설전도 새롭게 꾸몄다.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국전 특선작 '우물가'도 볼수 있는 '우보천리' 상설기획전은 국내 근대거장의 작품 20여점이 걸렸다.전시는 6월16일까지.입장료 1만원.(02)395-0100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