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빨 빠진 애플 대신 새로운 '공공의 적' 되나

2013-03-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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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레노버 등 경쟁사 전방위 공세, '우방' 구글과도 긴장관계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삼성이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패자로 등극하면서 경쟁사들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노키아와 레노버 등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업체들은 그동안 애플을 향해 겨눴던 칼날의 방향을 바꿔 삼성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삼성과 구글 간의 동맹 관계에도 미묘한 긴장감이 감지되면서 삼성이 자칫 고립무원의 처지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우려하는 경쟁사들의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 5일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애플이 신청한 삼성전자 제품의 수입금지 요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노키아는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가 삼성전자의 애플 특허 침해는 고의성이 없다는 판결을 내린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영구적인 판매금지 조치를 하려면 특허 보유자가 해당 특허와 제품 수요 간의 인과관계를 규명해야 한다고 판결한 미국 법원의 결정은 특허권 지형 전반에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과 애플이 특허 전쟁을 시작한 뒤 제3의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한 쪽을 지지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과 일반 휴대폰을 포함한 전체 시장 점유율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삼성에 내준 노키아가 공세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새로운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업체들도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중국이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소비국이 되면서 안방을 삼성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레노버의 양위안칭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삼성을 누르고 중국 1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공언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이디미어 리서치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레노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0.7%로 삼성(22.5%)에 이어 유일하게 두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의 적은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반애플 동맹을 함께 했던 구글마저도 삼성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내홍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적용된 스마트폰 판매량 중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하면서 무게중심이 한 쪽으로 쏠리는 데 대해 걱정하고 있는 눈치다. 삼성이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구글에 모바일 광고 수익을 추가 배분하라는 요구를 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 때문에 구글은 최근 인수한 모토로라의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신제품 출시도 기대하고 있다.

전방위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은 품질을 개선하고 혁신적인 신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경쟁사들을 압도하겠다는 각오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지난달 25일 스페인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하드웨어 혁신은 물론 모바일 콘텐츠와 서비스 역량도 강화해 글로벌 1위 지위를 지키겠다”며 “오는 14일 뉴욕에서 갤럭시S4를 공개하는 등 혁신적인 제품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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