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허례허식 배제한 작은 결혼식 ‘눈길’

2013-03-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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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관 광양제철소장 장남 결혼식 주위 알리지 않고 몰래 치러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포스코가 ‘작은 결혼식’을 위해 임직원에게 무료예식장을 대여하고, 허례허식을 배제한 간소한 결혼식을 권장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정준양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이 작은 결혼식 동참을 약속했다.

이 캠페인은 호화 결혼식을 자제하고, 검소하지만 품위 있고 의미 있는 결혼문화를 지향한다.

포스코는 이 같은 노력이 캠페인으로만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작은 결혼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천 가이드라인도 제정했다.

임원은 솔선수범 차원에서 준수사항으로, 직원에 대해서는 권장사항으로 운영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하객 규모를 신랑 및 신부 쪽 각각 100명 이하, 예식장으로 사내시설·공공기관·문화센터·종교시설 이용 권장, 피로연 생략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작은 결혼식에 참여하는 임직원에게 사내 결혼식 시설을 무료로 대관하는 등 회사 차원의 지원도 크게 늘었다.

사내 예식시설은 포스코센터 아트홀,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다목적홀, 포스코ICT 판교사옥 유토피아홀, 포항 본사 대회의장, 광양제철소 소본부 대강당 등 5곳에서 광양 백운대, 포항스틸러스 및 전남드래곤즈 축구구장 등 13곳으로 대폭 확대했다.

폐백실·신부대기실 같은 편의시설도 무료 제공된다. 이용 가능 대상도 포스코 및 출자사외에 외주파트너사 임직원에게도 확대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백승관 광양제철소장도 최근 장남 결혼식을 남몰래 치렀다. 백 소장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장남를 결혼시켰다.

하지만 광양제철소 건립 초기부터 30여년 자신이 생활해 왔던 지역사회와 직장 동료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

백 소장은 청첩장도 친인척과 가까운 친구 90여명에게만 청첩장을 돌려 결혼식장은 한산했다고 한다. 일반 결혼식과 달리 주례도 없이 자신이 직접 덕담으로 대신했다.

결혼식장에는 정준양 회장 명의로 된 단 한 개의 화환만이 보였다. 심지어 친분 때문에 보내온 축의금 역시 윤리규범 관련 규정을 초과해 받은 경우는 정중하게 감사편지와 함께 반환했다.

광양제철소와 업무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광양시청 관련 부서에서도 뒤늦게 백 소장 장남 결혼식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포스코건설 정동화 부회장도 포스코센터에서 자녀의 작은 결혼식을 실천했다.

임원들뿐만 아니라 지난달 28일에는 광양제철소 선강설비그룹 전 직원이 작은 결혼식 실천 준수 서약식을 갖기도 했다.

7일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정준양 회장이 ‘우리 사회의 간소한 결혼문화 정착과 확산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진정성을 갖고 적극 참여해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포스코는 작은 결혼식이 회사 고유의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해 임직원이 형식보다는 의미있고 체면보다는 실질을 우선시하는 진정성 있는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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