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보험사는 최근 A생명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이 같이 답변했다.
이 생보사는 앞서 같은 보험사 동남아법인 인수설이 나돌 때에도 검토 대상만 다를 뿐 같은 답변을 한 바 있다.
어떤 사실이나 내용을 분석해 따진다는 뜻의 ‘검토’는 보험사를 비롯한 기업들의 조회공시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그러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들춰내야 하는 언론과 이를 감추려는 기업의 해석은 언제나 제각각이다.
통상 언론은 검토를 긍정의 의미로 해석하지만, 기업은 긍정과 부정 사이에 사실을 감출 때 사용한다.
전산시스템 개발업체와 텔레마케팅(TM) 전용 온라인 자동차보험 전산시스템 개발 계약을 맺고도 TM 채널 신설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한 손해보험사가 대표적인 예다.
해당 손보사는 줄곧 TM 채널 신설 여부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TM 채널을 ‘신설한다’ 또는 ‘신설하지 않는다’라고 전달했을 경우 감수해야 할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설할 수도 있고’, ‘신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내부적으로 TM 채널 신설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탐탁찮아 하는 금융당국을 의식한 발언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앞서 가려는 언론과 확대 해석을 막으려는 기업의 숨바꼭질은 계속되고 있다.
4일 특정 언론사는 모든 보험사가 오는 4월부터 모든 종류의 보험료를 5~10%가량 올리는 것처럼 보도했다.
보험사들은 또 다시 정확한 보험료 인상 시기나 인상률을 검토 중이라며 자사의 이름이 언론에 부각되지 않는 데에만 대응의 초점을 맞췄다.
매일 같이 같은 단어를 놓고 벌어지는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언론도 기업도 국어사전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