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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너마저'…공포확산
3일 금융권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3위인 쌍용건설마저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연초부터 관련 업계에 위기감이 돌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견·중소건설사들이 연쇄적으로 부도를 맞았고, 대형 건설사도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00대 건설사 중 무려 21개사가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갔을 정도로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한 대형건설사의 관계자는 "건설사 부도는 중소건설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대형사들도 불황을 체감하기 때문에 부도 위기에 몰리지 않도록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선별적인 수주에 집중하고 있으며 해외사업 비중을 더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건설사 부도는 여러 하도급업체는 물론이고, 주요 채권은행에도 악영향을 미치므로 심각한 문제"라며 "선제적으로 건설업계 구조조정을 진행할 필요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우리은행 부실건설사 최다 포용
건설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누구보다 주채권은행이 큰 타격을 입는다. 특히 우리은행은 건설사 줄도산으로 마음고생이 가장 심하다. 워크아웃내지 법정관리에 들어간 주요 21개 건설사 중 무려 9곳의 주채권은행이 우리은행이다.
신동아건설, 진흥기업, 삼호, 동문건설, 벽산건설, 풍림산업, 남광토건, LIG건설, 우림건설 등으로 쌍용건설까지 포함하면 10곳이다. 국민은행은 중앙건설, 삼환까뮤, 한일건설, 신일건업 등 4곳의 주채권은행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극동건설, 동양건설산업, 범양건영 등 3곳의 주채권은행이다. 이밖에 산업은행(금호산업), 농협(고려개발), 외환(동일토건). 광주은행(남양건설), 수출입은행(삼환기업) 등은 21개 건설사 중 1곳의 주채권은행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충당금을 쌓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받는 것도 주채권은행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일"이라며 "워크아웃에 반대하는 다른 채권은행들을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탓에 은행권 죽을 맛
건설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은행은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지주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조4431억원이다. 전년도(8조8322억원)에 비해 15.72%(1조3891억원) 감소한 것이다.
이는 저금리 기조와 추가 충당금 적립의 여파로 풀이된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없는 상황에서 건설사 추가 부도 가능성마저 높아지자 은행권은 충당금 확대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쌍용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한 파장이 생각만큼 크진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중소·중견 건설사의 추가 부도가 발생한다면 은행 수익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돈은 돈대로 빌려주고 충당금 폭탄에 실적악화까지 고민해야 하는데 뭔가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