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관리원(이사장 강승철)은 서울지방청 광역수사대(총경 이규문)와 식별제를 제거한 등유를 경유와 혼합해 만든 가짜경유를 유통시킨 조직을 적발해 9명을 검거(구속 1, 불구속 8)하고, 1억6000만원 상당의 가짜경유를 압수했다고 28일 밝혔다.
석유관리원은 지난 3개월 간 식별제 제거 등유 혼합 가짜경유 유통 정황을 포착하고, 잠복·추적하면서 유통조직에 대한 증거를 수집해 왔다. 이후 지난 6일 경찰과 공조해 가짜경유 제조 현장과 이를 판매한 주유소 11업소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였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2009년 말부터 정상휘발유와 경유에 용제를 혼합한 용제혼합형 가짜석유를 만들어 판매해 왔다. 지난해 9월부터는 판매방식을 전환해 등유혼합형 가짜경유를 제조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주유소 탱크로리 차량 내부에 활성탄과 부직포 등을 넣고 등유 식별제를 걸러낸 후 정품경유와 혼합하여 가짜경유를 만드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탱크로리 제조 알선책인 김모(A, 38)씨는 작은아버지로부터 활성탄을 이용한 등유 식별제 제거 방법을 전수받고 박모(60)를 통해 탱크로리를 개조해 이동식 가짜경유 제조차를 제작했다. 김(A)씨는 석유판매업자 김모(B, 33)씨에게 기술전수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았으며, 이모씨와 조모(46)씨에게 2000만원을 받고 차량을 판매했다.
또한 가짜석유 제조 총책인 조씨는 장부관리와 식별제 제거, 운송 등 각자의 업무를 철저히 분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탱크로리에 차치기 수법으로 등유를 나눠 담아 가짜경유를 만든뒤 서울, 경기, 충북지역 주유소에 공급하는 등 조직적으로 가짜석유를 제조·유통시켜왔다.
강승철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손쉽게 등유에서 식별제를 제거해 가짜경유를 만들어 내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식별제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등유혼합 가짜경유 판매 등 불법유통 이상징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석유수급보고 전산화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석유관리원은 이번에 적발된 석유사업자들에 대해 국세청에 탈세 등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여기에 등유 공급업체를 추적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