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업계는 주택시장 장기 침체·해외공사 원가 상승 등으로 사상 최대의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 여파로 줄줄이 부도 위기를 맞고 있다. 두산건설도 지난해 453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와 사업구조 개선을 통해 다른 건설사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유상증자 4500억원, 두산중공업의 HRSG(배열회수보일러) 현물출자 5716억원을 통해 최대 1조 2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또 8500억의 유동성 확보, 보유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추가해 총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이후 유상증자, HRSG 사업 양수, 자산 매각 등 발표한 모든 계획에 대한 후속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증권가와 금융권에서는 그룹 차원의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발표로 회사채 신용등급이 조만간 'A'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두산건설에 대해 “순차입금 규모 축소 등의 재무 안정성 개선 효과와 만기 도래 차입금에 대한 대응 능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영업 수익력 향상,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의 효과가 나타나 두산건설의 대외 신인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회사 차원에서도 HRSG 인수에 따른 사업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메카텍BG 플랜트 기자재 사업 발전과 더불어 HRSG사업에 새로 진출함에 따라 사업영역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국내외 공장을 통합 운영함에 따라 시너지 창출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기자재 제조사업의 매출 비중을 앞으로 35%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건설경기 변동 리스크 축소와 함께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지속 가능 경영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플랜트 기자재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구축한 HRSG의 인수는 성장성과 수익성 두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이밖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작업 일환으로 ‘세일 앤드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사옥을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가격은 1500억원 안팎이며, 두산건설은 15년간 오피스를 임대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체의 유동성 관련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으나, 우리 두산건설은 1조원 규모의 유동성 확충 방안을 마련한 만큼 유동성과 관련한 리스크는 사실상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