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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4강에서 맞붙은 뉴질랜드 교포 고보경(왼쪽)과 태국의 아리야 주타르누간(가운데). [골프 위크]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 때 골프는 정식종목으로 치러진다. 경기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한국은 여자골프에서 금메달 후보로 평가된다.
그런데 세계 여자골프의 판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올림픽까지 3년6개월정도가 남아 있으나, 한국을 쫓아오는 다른 나라 선수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이번에는 태국선수가 세계 골프계를 깜짝 놀랬다. 주인공은 18세가 채 안된 아리야 주타르누간이다.
주타르누간은 24일 끝난 미국LPGA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박인비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최종일 17번홀까지 2타차 단독선두여서 태국 선수로는 최초로 미LPGA투어에서 우승하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 홀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첫 승 기회를 날렸다. 그래도 세계골프계에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1995년11월23일생인 그의 나이는 만 17세3개월이다. 올림픽이 열릴 때는 스무 살이 된다. 고보경 김효주(18· 롯데) 등과 올림픽 메달을 두고 경쟁할만한 다크호스다.
미국 주니어대회를 석권한 주타르누간은 지난해 미LPGA투어측에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 특별 응시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투어측에서는 만 18세가 안됐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그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로 방향을 틀어 Q스쿨에서 수석합격했다. 그의 언니 마리야도 미LPGA투어 Q스쿨에서 1위로 합격했다. 아리야는 고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 스폰서 초청케이스로 출전했다.
3라운드에서 3타차 단독 1위로 나선 주타르누간은 최종일 박세리(KDB산은금융그룹) 베아트리즈 레카리(스페인)와 챔피언조로 플레이했다. 주니어 때의 풍부한 경기 경험에 태국 갤러리들의 일방적 성원을 등에 업은 그는 신인답지 않게 줄곧 선두권을 유지했다.
박인비가 11번홀까지 버디 6개를 잡고 1위에 올라섰으나 주타르누간은 12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선두로 복귀했다. 주타르누간은 승기를 잡았다는듯이 다음 홀에서 버디를 잡고 박인비에게 2타 앞선 채 최종홀에 다다랐다.
경기 후 박인비는 “앞으로 자주 맞닥뜨릴 선수”라고 주타르누간을 평가했다. 1998년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 박세리에게 패한 제니 추아시리폰(태국)이 있다. 그 선수는 다른 직업을 택했다. 세계여자골프계는 그로부터 15년만에 등장한 주타르누간을 주목해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