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구정 설계> (4) 종로구

2013-02-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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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녀상' 탄생의 비화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을 지나면 한 조형물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멈춘다. 바로 '평화의 소녀상'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늘 앉아서 일본 정부에 배상과 사과를 요구하며 시위하던 자리다. 2011년 12월 14일 이곳에 터를 잡았다.

평화의 상징인 위안부 소녀상에는 숨겨진 탄생 배경이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기획단계에 깊게 관여한 것이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거리에 나선 할머니들의 한 맺힌 절규를 자주 접하면서 어떤 형식으로든 표출하고자 했다. 오랜 기다림의 끝에 김 청장은 아이디어를 냈다.

할머니들이 지금은 허리가 굽고 머리는 하얗게 셌지만 과거 10대 중반이던 당시를 담아냈다. 꿈 많던 소녀의 모습이다. 그리고 단발머리에 흰 저고리, 검정 치마를 더했고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혔다. 소녀 옆으로는 빈 의자가 놓였다. 진정한 사죄를 기다리는 의미다. 의자는 이외에 소녀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공간 등 다양하게 해석되기도 한다.

김 청장은 작년 12월 14일 첫 돌을 맞은 소녀의 생일을 조형물을 만든 조각가 부부, 시민들과 함께 축하했다. 그 자리에서 축하 노래를 불렀지만 가슴 한켠에는 뜨거운 감정이 북받쳤다. 미안함 때문이었다. 김 청장은 "언제까지 계속 기다려야 할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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