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현 후보자의 경제부총리 내정이 발표된 직후 기획재정부 박춘섭 대변인과 주요 실국장들은 현 후보자가 머물고 있는 KDI와 예금보험공사를 오가며 업무보고와 향후 추진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 후보자 역시 지난 18~19일 각 실국 보고를 시작으로 업무파악에 나섰다. 청문회 전까지 기획재정부와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은 없지만 서둘러 부처 현안과 경제 정책에 대한 업무를 파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재정부가 현오석 체제에 돌입하면서 대변인실과 KDI 대외협력실은 여론에서 쏟아지는 각종 의혹을 차단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히 다른 부처와 달리 주요 이슈와 의혹에 대해 즉각 해명자료를 내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기획재정부와 KDI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모두 8건의 해명자료를 냈다. 증여세 탈루 의혹부터 판공비 사적사용 의혹까지 여론에서 제기한 작은 의혹까지 일일이 대응하고 있다.
박춘섭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아예 서울에서 업무를 봐야 할 정도로 연일 터지는 의혹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혁순 KDI 대외협력실장 역시 갑자기 집중된 여론의 관심에 모든 역량을 현 후보자에게 쏟고 있다.
그러나 현 후보자가 오랫동안 공직에서 물러나 있었다는 점에서 청문회 대응 자료를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 후보자는 1999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자문위원이나 사외이사 등 주로 정부 주변에서 활동해 왔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KDI로서는 청문회 예상 질문이나 새로운 의혹에 대처하는게 쉽지 않다.
지금까지 거론된 의혹에 대해서도 여론이나 정치권에서 형성되면 정보를 찾아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0일 제기된 대우인터내셔널 사외이사 겸직과 관련된 내용도 해당 회사에 문의하고 확인해 뒤늦게 사실 확인을 하는 등 선제 대응에 애를 먹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현 후보자에 대한 검증 수위가 높을 것이다. 새 정부 첫 경제부총리인 만큼 야당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10여년간 야인생활을 한 현 후보자의 정보를 파악하기에는 시일이 촉박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 후보자가 공직에서 물러난 뒤 다양한 분야와 경력을 가졌다는 점이 청문회에서는 여러가지 의혹을 제기할 수 있어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도 크다”며 “대변인과 대외협력실장이 어느정도 선제 대응을 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