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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호.“noname film ? Les Coulisses” / acrylic painting on photo / 80 x 120 cm / 2007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과일 채집'시리즈로 유명한 한운성(67·서울대 미대 서양화과 명예교수)화백이 전시를 앞두고 표절시비에 휩싸였다.
지난해 서울대 서양화과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한 그가 과일을 버리고 새롭게 취한 '디지로그 풍경'이 도마에 올랐다.
유럽의 명소등 '건물 정면'을 가벽으로 그려 마치 세트장 같은 작품이 문제가 된 것.
한 화백의 19회 개인전은 오는 20일 서울 팔판동 갤러리인에서 열린다.
18일 기자간담회를 연 갤러리인은 "한 화백은 이런 작품이 있는 줄 몰랐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 화백은 "여행사 패키지 관광을 다니면서 느낀 점을 그림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2011년부터 이 작품을 그렸다는 한 화백은 영국 브라이튼의 'old ship 호텔'을 방분했을때 초청자가 마련해준 낡은 호텔에 불쾌함과 의아함을 느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야 그곳이 유서깊은 명소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며 "외형 너머의 어떤 객관적 사실에 대해 제대로 알고 모르고의 차이로 상반되는 양가적인 감정을 회화로 재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표절 시비'가 일자 갤러러리인 방윤호 큐레이터는 "일단 전시작품중 유사작품 9점을 내렸다"고 했다.
갤러리인 측은 “의도적이거나 표절이 아니더라도 문제를 제기한 작가가 비슷한 작품을 미리 선보였기 때문에 도의적으로 내려주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더 큰 논쟁을 피하고자 이같이 결정해, 작가와 유사작품 논란은 일단락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한 화백의 세트장같은 신작 그림에 대해 평론가 유진상은 "이 건물들의 파사들을 표현함에 있어 작가는 그것을 마치 얇은 판재들을 세워놓기 위해 뒷부분에는 각재로 되어 있는 지지대들을 묘사해놓고 있다. 이 때문에 건물들은 흡사 거대한 '영화 촬영장의 세트'처럼 완벽한 외형을 재현하고 있는 가배나 정치적 프로파갠더을 위한 위장 마을 처럼 보인다"고 전시서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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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운성.Kafka_s House, Golden Lane, Prague, 130x130cm, Oil on Canvas,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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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noname film ? Konigstrasse” / Farbfotografien digitalbearbeitet und ubermalt / 60 x 80 cm / 2006 |
'영화 촬영장의 세트같은' 그림이 자신의 작품과 유사하다고 주장한 작가는 설치미술가 박상호(42)씨다.
독일에서 유학하고 4년전 한국에 들어와 미술시장엔 덜 알려진 작가는 설치+조각 사진+회화작업을 아우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변 지인들이 연락해와서 알게됐어요. 그림도 그림이지만, 실재와 허구, 진짜와 가짜, 세트장같은 세상을 보여주는 작품의 설명까지 같아 깜짝 놀랐죠."
지난해 경기도에서 작업하다 부산으로 내려와 작업한다는 작가는 "며칠 의견충돌이 있긴했지만 한 화백님이 유사작품을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했다"며 "이번 일로 원로작가님이 흠집나는 것이 염려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작가의 작품은 사진위에 페인팅을 덧댄 그림. 파리 개선문, 독일 슈트트가르트 쇼핑거리등이 세트장처럼 담겼다.
"2004년 독일에서 유학하면서 그린 그림입니다. 당시 3개월간 영화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그린 그림으로 2006년,2007년 독일과 한국에서 이 작품을 발표했었습니다."
그는 "이 작품을 파리 뉴욕 서울등 각 도시별로 시리즈로 제작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제 작품을 구입한 컬렉터들도 있는데, 아류로 비춰지면 안될 것 같아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했지만 전시를 막고자 한 것은 아니다"는 작가는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내 그림을)전혀 몰랐다는 한 화백님의 말을 믿는다"고 했다. 지난해 아트사이트 갤러리에서 연 그룹전에 참여한바 있는 박 작가는 오는 5월 경기 파주헤이리에서 열리는 그룹전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박 작가와 유사작품을 내리고 신작을 발표하는 한운성 화백의 '디지로그 풍경전'은 3월 20일까지 열린다.(02)732-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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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운성화백의 개인전이 열리는 서울 팔판동 갤러리인 전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