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첫 내각, 실무형+친정체제 ‘조합’

2013-02-1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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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컨트롤타워 '미흡'…학자의 부처장악력도 과제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박근혜 정부의 첫 내각은 관료나 해당 분야 전문가 위주의 실무형으로 꾸려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중점을 두고 있는 복지·여성 분야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 등 최측근 인사를 내정해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17개 부처 장관 중 호남 출신은 2명에 불과해 지역홀대론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박 당선인이 17일 발표한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해당 부처에서 일했던 관료 출신 및 전문가가 7명에 달한다.

우선 관료 출신을 보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에서 주요 임무를 맡았었다.

이동필 농림축산부 장관 후보자도 농림수산식품부 규제심사위원장을 지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행시(25회) 출신으로 현재 지식경제부 1차관을 맡고 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건설부와 환경부에서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전문가 그룹으로는 류길재 통일부·방하남 고용노동부·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이 꼽힌다. 류 후보자는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북한연구학회 회장으로 있는 대표적인 대북전문가다. 방 후보자는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이 분야 전문가이며 윤 후보자도 한국해양수산부개발원 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대선캠프나 인수위에서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은 인물들로 '쓴 사람만 쓴다'는 박 당선인의 인사원칙이 재확인 됐다는 평이다.

이와 함께 복지 분야 등에 대해선 박 당선인이 친정체제를 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영 보건복지부·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해 대선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치면서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여권 한 관계자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복지공약을 강조하고 있는 박 당선인 입장에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부처 수장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깜짝인사도 반복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된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벨 연구소 사장은 언론의 하마평에 한번도 오르지 않은 인사 중 하나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기업과 연구소를 두루 거친 김 후보자를 인선한 것은 글로벌 무대에서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첫 내각이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찮다. 대부분의 부처 수장들이 관료나 학자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정치 현장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지, 부처를 제대로 장악할지 등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전문성은 탁월하지만 정부를 이끌어가는 정무적 감각이 너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경제정책 총괄 컨트롤타워 역할을 소화할 경제부총리에 개발과 성장에만 몰두해온 현 후보자를 발탁한데 대해서도 회의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중소기업 지원 등을 약속한 박 당선인의 국정구상과 현 후보자의 철학이 다르다는 것이다.

아울러 17개 부처 장관 중 호남 출신은 2명에 불과해 '대탕평 인사'에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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