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관계자는 17일 윤 차관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에 "부처가 생긴이래 차관이 장관으로 곧바로 지명된 것은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업무까지 맡아 지경부의 진용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내부 인사가 곧바로 초대 장관 후보자가 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라며 "이런 분위기로 인해 부처의 위상변화는 물론 조직개편에서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차관은 이번 장관 후보자를 놓고 언론의 하마평에도 거의 이름이 오르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조석 2차관이 장관 인선에 더 가까이 있다는 평가가 전해지기도 했지만 비중이 크게 다뤄지지 못했다. 일각에서 두명의 차관이 장관직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렸지만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만큼 현직에서 바로 장관으로 가는 것이 관가 안팎에서는 터부시됐기 때문이다.
윤 차관은 올 초 출입기자들과 만난 오찬 자리에서 최대한 말을 아꼈다.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직후라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았지만 특유의 유연함으로 각종 현안을 애둘렀다. 오히려 퇴임 이후를 묻는 질문에 "시간이 없어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몸 만들기에 집중해보려고 한다. 50대의 나이에 배에 왕짜 근육을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장관 후보자로 꼽히면서 왕짜 복근은 몇년 뒤로 미루게 될 전망이다.
또 조석 2차관이 워낙 마당발에 언론과의 스킨십이 강해 상대적으로 대외 활동이 약하다는 지적도 받아온 윤 차관이었다.
따라서 이번 장관 후보자 지명은 지경부 내에서 '파격' 그 자체로 받여들여지고 있다. 윤 차관의 경우 지경부 내의 요직을 두루 거친 실무형 관료이긴 하지만 올해 나이가 만 56세이기 때문에 장관 기용은 이르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윤 차관은 통상, 에너지, 산업정책 등을 두루 경험해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또 소문난 학구파로 불린다.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과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갖췄고, 외국인투자정책과 자원개발 관련 전문서적을 펴내기도 했다.
윤상직 차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내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통상, 산업, 자원을 모두 아우르는 실물경제 정책을 적극 추진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앞당겨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