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시켜 환율에 영향을 주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지만 각국이 환율에 대한 정책적 개입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국내 정부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시사하는 것만으로도 환시장에 던지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12일 삼성증권은 “최근 국내 증시는 환율에 대한 우려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주 증시 핵심 이벤트는 금통위로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무관하게 향후 통화 정책 강도가 언급된다면 환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있어 예의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환율 이슈는 달러대비 원화 강세가 아닌 달러 대비 엔화 약세다. 현재 엔화 약세에 따른 국내 수출 기업 실적 부진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상황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기업은 상대적으로 환율로 가격 메리트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에 갇혀있다.
엔화 약세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경기를 자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 마지노선을 90~95엔으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은 엔달러 환율이 90엔일 경우 주요 수출 기업의 타격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95엔 이상을 넘어간다면 한국의 수출액마저 감소할 것이라는 게 이들 기관의 예측이다.
문제는 엔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일본 한 유력 매체는 내달 일본 은행 총재 교체를 기점으로 엔달러 환율이 105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국내 전문 기관 분석을 기초로 하면 일본 토요타 등 일본 수출 기업이 주장하는 적정 환율인 동시에 한국 수출산업 전반의 강도 높은 충격을 줄 수 있는 환율 구간이 된다.
현재 전문가들은 대다수 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사실상 눈에 띄는 정부의 환율 개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IBK투자증권 이혁재 연구원은 “최근 외환당국의 추가 자본유출입 규제 도입안 및 북핵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로 환율이 빠르게 반등했다”며 “극심한 환율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통화정책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현재 시장은 두 가지 가능성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우선 엔화 약세에 대한 각국의 대응이다. 오는 14~15일 선진 20개국 회의에서 엔화 관련 논의가 열릴 예정이다. 큰 틀에서는 엔달러 환율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대다수 전문가들은 회의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오는 14일 금통위의 입장이 중요하다는 쪽은 정부의 입장 확인이다. 이미 채권 시장의 경우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로 반영된 상태다. 만일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안전자산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 커져 주식 선호도도 높아질 수 있지만 동결되면 관련 가능성이 희석된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 변동 보다는 금통위가 통화정책에 대한 언급 가능성에 더 관심이 옮아가고 있다는 게 시장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