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박원순 시장의 무리한 '질주'

2013-02-0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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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지난해 말 김익환 전 서울메트로 사장이 사직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서울시 산하 SH공사 이종수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채무 감축 목표를 두고 서울시와 불거진 갈등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5월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부채 감축을 위해 공기업 사장으로는 처음으로 시의회의 인사 검증까지 거쳐 이 사장을 영입했다.

SH공사는 4일 서울시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채무 감축 방안 등을 놓고 시와 큰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사장은 임기를 2년여 남기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서울시와 SH공사 등 산하기관은 2011년 박 시장 취임 이후 채무 감축을 위해 총력을 다해 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마곡·문정·은평지구의 택지 매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채무감축 목표액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이 제기돼 왔다.

실제 SH공사의 지난해 문정ㆍ마곡지구 용지매각 수입은 1조2182억원으로 목표치인 2조2453억원의 54.3%에 그쳤다.

시는 올해 마곡·문정지구 미매각 용지가 제대로 팔리기만 해도 2조2000억원대 채무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이를 목표로 잡았다. 현실적으로 5000억원 이상 감축이 어렵다는 SH공사의 의견과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김익환 전 서울메트로 사장의 경우도 적자 폭과 부채를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 등 경영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와 충돌을 빚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박 시장이 산하기관의 현실적 요구를 무시한 채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시장에게는 재선 여부가 불투명한 2014년 말 기준 채무감축 목표보다는 올 연말 실적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사장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박 시장의 시정철학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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