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자체는 선택권 문제이지만 전체 운용업계 배당금 규모가 당기순이익을 상회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고배당을 노린 상장 기피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산규모가 가장 큰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자산만 1조90억원에 달한다. 다음은 삼성자산운용(1933억원), 신한BNP자산운용(1410억원), KB자산운용(1163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1028억원) 등으로 상위 5개 대형사의 자산규모는 모두 1000억원을 넘는다.
운용사들이 상장하지 않는 이유로는 운용사 대부분이 은행 및 증권 계열사라는 점이 거론된다. 운용사들은 모회사의 지분율이 높은데, 은행이나 증권이 상장한 경우 모회사의 상장가치가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상장이 필요치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운용사를 가진 대주주의 지분과 배당률 모두 높아 굳이 상장을 통해 배당금 분산과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82개 자산운용사의 배당금 지급액은 총 2072억원으로 전체 당기순이익 2048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작년 5월 233억원 규모의 배당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작년 3월 말 67억8000만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또 운용사들의 최대주주 지분율도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사의 최대주주는 그룹 자매사인 삼성증권으로 65.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2대 운용사로 꼽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으로 59.8%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박사는 "은행도 일종의 지주회사로 볼 수 있는데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은행이면 운용사는 손자회사 격이 된다"며 "상장을 안 하더라도 지주회사의 상장 지분이 반영된 곳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운용사는 고객 재산과 자기자산이 완전히 분리된 상황인 만큼 운용사 대부분이 자금조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상장을 꺼리는 이유다.
반면 해외의 경우는 프랭클린 등 운용사들의 상장 전례가 있다. 차이점은 국내 대형 운용사가 대부분 계열 운용사인 반면 독립 운용사란 점이다. 업계 현실상 '계열 운용사-이익 주주 배당'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깨지기 힘들다는 얘기다.
송 박사는 "국내 대형 운용사는 대부분 계열 운용사"라며 "운용사들의 경우 자기자본이익률이 높아 80% 이상으로 상장 시 투자 매력은 있지만 혁신적인 독립 운용사가 나오기 전까지 국내에서 상장은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현재 대형 운용사들은 상장을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자산운용 한 관계자는 "운용사의 경우 대부분 펀드 판매에 대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투자를 하기 때문에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크게 필요하지 않아 상장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