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연안이씨 집안에는 월사 이정귀(1564~1635)가 명나라 말에 중국으로 사신 갔을 때 가지고 온 단엽 홍매가 전해져 오고 있었다.
어느 날 춘소 이연익(~1891)이 집안 형님인 화가이자 학자인 송석 이교익(1807-?)이 살던 집을 지나다가 송석이 아껴 기르던 월사매 화분이 깨져 마당에 뒹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를 집에 옮겨다 놓고 매화가 피고 질 때까지의 각 가지의 모습을 친구인 추거 홍종우와 함께 시로 읊어 첩을 만들었다. 이들은 이후 한 첩을 더 만들어 각자가 나누어 갖고, 서문은 친구인 운양 김윤식(1835-1922)에게 받고, 각 첩 앞면에 당대 매화로 이름이 높던 집안 어른인 석련 이공우에게 두 폭 씩 그림을 받았다.
일반 전시장에서 좀처럼 볼수 없었던 조선 후기에 유행했던 매화 완상과 문사들의 다양한 매화시를 볼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포스코미술관은 6일부터 어몽룡 조속 조희롱 강세황 장우성등이 화폭에 피어낸 '梅花, 피어 천하가 봄이로다'전을 펼친다.
매화도, 매화첩, 매화시 등 16세기 ~ 20세기초까지 지독한 매화벽을 지닌 문인묵객들의 작품 90여점을 선보인다.
포스코갤러리 김윤희 큐레이터는 "매화는 추위의 고통을 이겨내고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라며 "군자의 꽃, 매화를 주제로 여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옛 그림 속에 나타난 선인들의 절개와 지조어린 삶의 지혜를 이해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갤러리는 미술관앞 정원에 백매와 홍매나무를 심어 전시기간내내 매화의 개화를 직접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전시는 3월20일까지.(02)3457-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