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증권가… 너도나도 빚늘리기

2013-02-04 17:24
  • 글자크기 설정

증권사 줄줄이 단기차입 한도 상향<br/>전자단기사채 수조원대 발행 가능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증권사들이 단기차입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콜머니(금융·증권사 사이의 단기자금 거래)' 규제 강화와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전자단기사채 시행을 틈타 단기자금 차입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일 단기차입금 한도를 기존 4조4100억원에서 6조4100억원으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기업어음이나 환매조건부채권을 통한 단기자금 조달 한도에 지난달 15일부터 시행된 전자단기사채 조달 한도 2조원을 더한 것이다.

이달 현재 우리투자증권이 기업어음으로 조달한 단기자금은 1조6350억원으로, 이보다 3500억원이나 많은 자금이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로 정해졌다.

현대증권도 단기차입금 한도가 470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30일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추가하며 총 1조9700억원으로 확대했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26일 기업어음 발행으로 1600억원을 조달한 데 이은 조치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15일 단기차입 한도를 기존 1조5400억원에서 2조5400억원으로 확대했다. 최대 1조원가량을 전자단기사채로 조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실제 단기차입 규모는 1400억원에 불과하다.

차입금 규모가 243억원 정도인 부국증권도 지난달 29일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각각 1000억원씩 늘렸다.

이처럼 증권사가 기업어음이나 전자단기사채 발행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난 2011년 6월 시작된 금융당국의 콜머니 규제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작년 7월부터 자기자본의 25% 이상 콜차입을 할 수 없다. 이에 증권사들의 콜차입 규모는 지난 2011년 5월 13조9000억원(평균 잔액 기준)에서 작년 6월 말 8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와 기업어음 발행은 같은 기간 각각 3조원,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콜머니 대신 기업어음이나 RP로 단기자금을 조달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시행되는 전자단기사채로 증권사들의 단기자금 차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자단기사채 도입은 'LIG건설 사태' 등 기업어음 발행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기업어음 등 기존 단기자금 조달창구가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전자단기사채 발행이 늘면 단기자금 차입규모가 전체적으로 늘어 증권사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