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올해 픽업트럭(짐칸 덮개가 없는 소형 트럭)을 성공적으로 출시해 코라오가 라오스 픽업트럭 시장의 주역이 되겠다.”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1일 라오스 비엔티엔에 위치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코라오홀딩스는 동남아시아 내륙국가 라오스에서 신차와 중고차 및 오토바이 등을 수입·제조 판매하는 코라오디벨로핑을 100% 보유한 역외 지주회사다. 코라오홀딩스는 한국산 신차와 중고차 취급을 중점적으로 할부금융, 전국 판매망 등의 강점으로 고성장 중인 라오스 차 시장의 3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라오스 정부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회의 및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으로 인해 중고차를 전면 수입금지 시키면서 코라오는 새로운 활로를 ‘픽업트럭’에서 찾고 있다.
오 회장은 “코라오는 올해 픽업트럭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오토바이 성공 노하우를 그대로 접목, 픽업트럭으로 동남아의 강자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화물차와 승용차의 중간단계인 픽업트럭의 경우 라오스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으며 전체 차량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오 회장은 “실제 픽업트럭은 라오스에서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학생에서부터 농부까지 폭 넓은 소비자층이 있는 모델군으로 4~5만 달러에 이르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기가 높다”며 “코라오의 픽업트럭은 가격은 약 2만 달러 대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여 단시일 내에 시장을 파고 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현재 코라오홀딩스는 픽업트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4월에 픽업트럭(가칭 대한·DAEHAN)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라오스의 남부 핵심 산업지역인 사바나켓주에 픽업트럭의 조립을 위한 대규모 반조립제품(CKD)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총 15만㎡의 부지 위에 연간 1만5000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건물이 거의 완성단계에 들어가 제조를 위한 설비공사를 기다리고 있다.
오 회장은 “라오스 고객들의 선호도를 감안한 제품의 설계 및 디자인의 선정이 거의 완료돼 타 경쟁 모델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룬 코라오 자체 픽업트럭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엔진과 미션 등 차량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파워트레인은 한국에서 공급받고 캐빈, 바디, 외장 부품과 소모품은 중국, 태국 등 인근 국가에서 조달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픽업트럭 출시 후 3년 내의 시장점유율(M/S)에 따라 코라오의 향후 성장률이 판가름 나게 될 것”이라며 “올해 픽업트럭 시장에서의 목표 M/S는 10% 수준이며 내년에는 최대 20%까지 확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라오스 픽업트럭 시장의 점유율은 도요타(TOYOTA)가 78.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의 대부분은 5% 안팎의 저조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오 회장은 코라오 만의 전략으로 올해 10% 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 회장의 자신감에는 코라오홀딩스의 글로벌 부품조달 능력, 자체 연구·개발(R&D)과 조립생산기술을 기반으로 오토바이를 생산해 라오스 오토바이 시장에서 10년 만에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달성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라오홀딩스는 상용차 시장에서도 약진하고 있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라오스의 주력 성장 산업인 수력발전, 광물산업, 건설업에 대형 외국인 투자자들이 진출하면서 상용차 산업이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용차 사업부의 작년 매출은 사업시작 8개월 만에 약 219억원(1942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향후 매출과 이익 성장을 이끌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오 회장은 “상용차 사업부의 실적은 연평균 8%에 이르는 라오스의 높은 경제 성장과 정부의 경제발전 의지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며 “특히 라오스는 지난해 ASEM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후 산업화에 가속도가 붙어 상용차 시장의 성장 전망은 매우 밝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올해는 굴삭기 등 건설용 중장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코라오홀딩스는 상용차 고객의 애로사항인 신속한 부품 조달 등 고객 신뢰도를 중시한 마케팅 활동으로 라오스 내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코라오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2억42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는 3억15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 회장은 “올해 목표 매출에는 픽업트럭에 대한 부분을 포함하지 않았다”며 “이를 감안하면 올해 최소 3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코라오그룹은 철저한 현지화로 자동차·오토바이 제조와 유통을 비롯해 은행, 건설, 물류, 레저, 전자유통,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오는 2020년까지 인도차이나반도에서 톱 10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