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란 사모의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한 후 기업의 의결권 있는 주식 등에 투자해 경영권에 참여한다. 그 뒤 인수기업의 가치를 제고한 후 매각하는 합자회사 형태 사모펀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등록된 PEF는 총 226사로 지난 2011년말 181사 대비 45개사(24.9%)가 늘었다. 같은 기간 총출자약정액은 40조원으로 8.2조원(25.8%)이, 투자액은 32조원으로 6조원(23.2%)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PEF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인 9.7조원이 모집됐다. 대형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라 부진한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수단에서 PEF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연금, 정책금융 등은 PEF에 약 4.6조원을 투자했다.
PEF 산업의 추세적 성장 특징은 프로젝트 PEF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60개 PEF가 설립된 가운데 프로젝트 PEF는 29개사가 새로 생겼다. 지난 2010년 설립 규모(18개)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프로젝트 PEF는 투자대상을 사전에 정하고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점에서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는 블라인드 PEF와 차이가 난다. 프로젝트 PEF가 성장한 이유는 기관투자자의 영향력 확대, 손실방어 투자 성향 등으로 운용자의 프로젝트 PEF 선택이 증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PEF 관리보수율은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EF별 계약 조건이 달라 일괄적인 평균 보수율 산정은 어렵지만 개략적으로 약정금액과 투자금액의 1.12%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운용자간 경쟁이 심화되고 운용전략이 단순한 프로젝트 PEF 설립이 늘어나 관리보수율도 낮아지고 있다.
또 PEF 운용자 중 일반법인 형태의 PEF 전담 운용자 비중은 49%(69사)로 지난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PEF는 운용자 자격제한 등 진입 규제가 없다”며 “특히 프로젝트 PEF의 경우 투자대상을 확보하면 설립이 가능해 전담운용자의 신규진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PEF의 투자 업종은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PEF는 건설, 소매, 제약, 운송, 금융 등 102개 기업에 투자해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00개사를 넘었다. 단, 지난해 PEF의 투자액은 6조원으로 대형 해외투자 및 구조조정 투자가 줄어 전년도 대비 3.2조원 감소했다.
PEF의 투자회수액도 지난 2011년 3.8조원 대비 1.7조원(44.7%) 급감한 2.1조원에 그쳤다. 글로벌 경기불황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했고 인수합병, 기업공개 시장 침체 등으로 보유자산 처분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올해 PEF 산업은 자금유입과 다양한 운용자의 진입을 통해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70개 기관투자자 중 74%가 올해 PEF를 중심으로 한 대체투자 확대 계확을 밝힌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올해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PEF 및 금융회사들의 보유자산 매각 증가로 재매각 거래에 관심을 갖는 PEF가 점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단, PEF 산업의 문제점도 발견되고 있다. 우선 경영권 인수 펀드 발전이 미미하다. 현재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이 손실방어에 중점을 두고 있어 경영권 인수 투자가 가능한 전문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전문인력을 보유한 기존 PEF 운용자들은 국내보다 외국 기관투자 자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금감원은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우수한 운용자에게는 높은 운용 보수를 지급하는 등 투자 관행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은 PEF 운용자가 경영권 참여를 통한 투자대상의 기업가치 제고라는 취지에 맞게 PEF를 운용하도록 감독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