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경우 1월 들어 단 5일을 제외하고 스모그에 뒤덮여 호흡기 환자가 급증하고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9일 오전 11시 PM 2.5(직경 2.5㎛ 이하) 기준 미세먼지 농도가 ㎥당 350㎍, 대기질 지수(AQI)도 397을 기록하는 등 오염이 심각해지자 시노펙 등이 공급하는 연료에 유럽보다 15배나 많은 유황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혹이 인터넷상에 제기됐다고 얼스이스지왕(21世紀網)이 30일 보도했다.
대기질지수의 경우 150 이상이면 건강위협, 300이상은 위험수준으로 간주되며 최고 상한선은 500이다.
시노펙, 차이나페트롤리엄 등 중국 대표 석유회사가 원료 절감을 위해 환경품질이 떨어지는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시노펙 관계자는 “유황함유량이 유럽보다 15배 이상 높다는 일각의 주장은 과거 '궈(國)3' 배출량 기준을 적용할 때 이야기"라며 "현재는 유로-5와 비슷한 궈5 배출량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유럽은 배출량기준을 유로1~6으로 단계별 적용하고 있으며 뒤에 붙는 숫자가 높을 수록 배출량 기준이 엄격하다. 중국 역시 이같은 유럽의 기준에 근거해 배출량 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최근 베이징시는 오는 2월 부터 기존의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량인 궈4를 상향조정한 궈5를 실시하겠다고 선포했다. 현재 중국 대부분 지역의 경우 이제서야 궈3에서 궈4로 기준이 전환되고 있어 베이징에서 선행 실시한다는 의미로 '징(京)5' 라고도 부른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황함유량을 기존의 50ppm의 5분의 1 수준인 10ppm까지 낮춰야 한다.
시노펙은 이같은 배출량 기준 상향조정을 위해 이미 지난해 5월 베이징 질량기술감독국에서 궈5에 부합하는 휘발유 및 디젤유 환경품질 기준을 제시했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이 사실일지라도 중국의 대다수 지역에서 아직 궈3, 궈4 배출량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환경품질이 낮은 연료가 대기오염을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 사실 환경품질이 좋은 연료를 공급할 수 있음에도 비용증가 및 생산량 감소를 우려, 오히려 배출량기준을 방패삼아 저품질 연료를 시장에 풀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상향조정된 환경기준이 수도 베이징이 적용됐다는 것은 전국적으로 볼 때 첫걸음에 불과하며 중국 전역에 궈5기준이 확산되려면 최소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