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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렉시안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국산 무당거미에서 분리한 미생물에서 무독성 천연 단백질 분해효소를 개발해 화장품에 접목시켰다.> |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화장품 업체들이 독특한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을 선보이며 '소재 전쟁'을 벌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허브·꿀·과일 등 친근한 원료로 경쟁을 벌이던 화장품 업체들이 최근에는 거미·뱀독·태반·캐비아 등 각종 희귀 성분을 앞세워 경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1회 사용을 권장하는 기존 필링 제품과 달리 저자극성 거미효소 성분이 함유돼 매일 사용해도 피부에 부담이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렉시안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도 없고 별다른 광고도 없는데 지난해 론칭 후 매달 3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미국·일본·인도네시아 등을 비롯해 10개국에 수출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스킨79 역시 최근 뱀독 유사 펩타이드인 '씨네이크' 성분이 함유된 '씨네이크 리프팅'라인을 출시했다. 일명 '뱀독 크림'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뱀독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방해한다는 원리를 응용해 탄생됐다. 주름개선과 콜라겐 합성에 도움을 준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양미정 스킨 79 상품기획팀 팀장은 "최근 특이한 효능이 있는 스킨케어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뱀독 크림 매출도 전달보다 100% 늘었다"며 "온라인보다 외국 관광객이 많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더 인기"라고 말했다.
싸이닉이 지난해 4월 출시한 '달팽이 크림'은 7개월만에 6만5000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달팽이 몸이 항상 촉촉한데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 제품은 달팽이 점액질 성분을 함유해 수분손실을 방지하고 보습에 탁월하다.
네이처리퍼블릭 역시 최근 희귀식물 성분 '이모르텔' 추출물을 함유한 안티에이징 제품을 출시해 '소재 전쟁'에 합류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모르텔은 꽃을 꺾은 후에도 시들거나 변하지 않아 '불멸의 꽃'으로 불리는데 노화 방지에 탁월하다"며 "작년 9월 처음 출시된 이후 반응이 좋아 지난 연말에는 광고 제품으로는 드물게 대용량을 별도 제작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르페르는 러시아산 철갑상어에서 추출한 '캐비아 화장품', 파미셀은 '줄기세포 화장품', LG생활건강은 지난 2010년부터 '태반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뷰티업계 관계자는 "새로움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업체들은 항상 특이한 재료를 찾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색 소재를 사용한 화장품은 초기에 높은 관심 유도할 수 있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제품군 역시 점차 기초에서 비비크림·마스카라 등 색조화장품으로 확대되는 추세여서 화장품의 고기능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