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미래부 품으로'..지경부 '허탈'

2013-01-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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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우정사업본부가 결국 새 정부의 '공룡 부처'로 거듭나게 될 미래창조과학부의 품에 안기게 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2일 지식경제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우본)를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소속으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인수위 유민봉 간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ICT전담기관의 역사적 근원이 우정국에서 시작된다. 역사적 과정에서 우정 자체가 통신의 한축이었기 때문에 우본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수위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면서 우본을 둘러싸고 현 지경부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등이 치열한 물밑 쟁탈전을 벌여왔다.

때문에 새 정부에서 우본이 어느 부처의 품에 안기게 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들 부처는 우본이 전국의 도서·산간까지 거미줄 조직망을 통한 우편·물류·금융사업 등 알토란 사업을 보유하고 있고, 자리가 많아 인사 적체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침을 흘렸다. 하지만 미래부에 밀려 고배를 마시게 됐다.

당사자인 우본은 표정관리를 하면서도 싫지 않은 눈치다. 당장 청으로의 승격은 무산됐지만 새 정부의 '정책 컨트롤타워'로 조명받고 있는 미래부 산하로 간다는 것은 손해볼 것이 없다는 시각이다.

우본 관계자는 "미래부로 이관되면서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어디로 가든 우편과 금융사업이라는 특수성를 갖고 계속해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기본 방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의 위상 약화가 불가피해진 지경부는 침울한 반응이다. 우본이 이관된다는 인수위 발표 내용이 전해지자 지경부 직원들은 "올것이 왔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도 최근까지 우본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한 직원은 "우본이 지경부 산하로 편입되면서 업무여건 등 개선된 것이 많았다"며 "올해 더욱 할 일이 많았는데 조직원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라며 허탈해했다.

또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원래가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조직이고, 우정국 체신부의 통신기능을 강조하는 논리로 접근해 방어가 쉽지 않았다"며 "새 정부가 ICT전담 조직을 만들면서 과거 정보통신부 기능들이 대부분 이관될 것으로 예상은 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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