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화학·운수주를 중심으로 4분기 예상실적이 연일 하락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들 업종의 비중확대를 권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중국 등의 경기지표가 턴어라운드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적 모멘텀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곳 이상의 증권사가 추정 실적을 내놓은 109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5조99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불과 한 달 만에 추정 영업이익은 4.23% 하락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소재업종(화학, 철강 등) 4분기 영업이익은 2조6109억원에서 2조2341억원으로 1개월 만에 14.43% 내려 잡았다. 같은 기간 에너지(정유 등)업종은 1조4840억원에서 1조3358억으로 10% 가까이 하락했으며, 산업재(운수창고, 조선 등)도 5조4175억원에서 5조1289억원으로 5.33% 하향 조정됐다.
개별 종목으로 예상실적 하향 종목 상위 20개 가운데 소재업(7종목)이 가장 많았다.
한화케미칼 4분기 영업이익은 338억에서 32억원으로 1개월새 90% 이상 하향 조정됐다. OCI도 4분기 영업이익 74억원으로 1개월 전 추정치 332억원 대비 77.7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롯데케미칼(-51.71%) 동국제강(48.97%) 금호석유(-35.65%) KCC(-24.97%) 효성(-22.21%) 순으로 최근 한 달 동안 영업이익 추정치 감소폭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하이투자증권 이희철 연구원은 “석유·화학주와 함께 정유주 등이 최근 실적우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조정세 양상”이라며 “실적이 대폭 감소한 이유는 실물경기 둔화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수요가 부족했으며, 원화 강세,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당분간 주가모멘텀이 약할 수 있으나, 중국 등의 경제지표가 확연히 턴어라운드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가 민감한 화학업종은 이번 어닝시즌 이후 오히려 추정실적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재차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다음달 9~15일 중국 춘절 연휴 이후 성수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이러한 효과는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운수창고, 조선 등의 산업재 또한 중국발 모멘텀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진해운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77억원으로 최근 1개월새 80.43% 하향 조정됐다. 이 기간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4분기 영업이익도 각각 43.76%, 35.81%의 감소폭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KTB투자증권 신지윤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4분기 실적보다는 운임 인상 계획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12월에 이어 1월 중순 외국행(아웃바운드) 운임 인상이 유력하고 중국 춘절 이후 3월부터는 성수기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연구원은 “원화강세 흐름에서 해외여행 수요 급증세,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인바운드(외래관광객 국내 유치) 수요 확대 예상 등으로 항공운송 업황은 개선될 것”이라며 “특히, 원화강세는 항공사의 영업이익 증가 및 외화환산이익 계상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