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영업규제·카드수수료율까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하락을 극복하지 못한 업체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율휴무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최대 6%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난달부터 매월 둘째·넷째주 수요일을 자율휴무일로 지정하고 휴무에 들어갔다. 이에 이마트·롯데마트의 작년 12월 매출은 전년 같은 때보다 6% 가량 감소했다. 홈플러스도 같은 기간 5% 가깝게 매출이 줄었다.
문제는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 월 2회로 규정한 유통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강화된 법안 시행을 앞둔 대형마트들은 현재 실의에 빠져있다. 실제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월 2회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경우, 2011년 기준 연매출이 3조4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업계 전체 매출 가운데 9.3% 달하는 수치다.
신용카드 회사들과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주요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 증가와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때문에 경영 상태가 악화됐다며 대형마트와 백화점에게 수수료를 올리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아울러 새해 들어 대형 가맹점의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당장 소비자들의 불만을 감안해 무이자 할부를 재개한 상태다. 하지만 수수료율 인상을 놓고 양측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비용을 유통업체들이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형마트 업계는 "카드사간 과당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이 과다 지출되어 왔다"며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올려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보다는 먼저 신용카드사의 비용절감을 위한 자구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드사의 요구대로 수수료율을 올릴 경우, 연평균 1000억원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이처럼 악재들이 겹치며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대형마트들은 구조조정까지 해야할 상황에 처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신규 출점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에게 계속 양보만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며 "사실상 신규출점까지 포기한 상황에서 대형마트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경영을 하지 말라는 소리나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