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별 조사는 조사대상 기업에게 더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소비자에게는 차량 구매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전통적으로 자동차는 구매가격이 높고 구매 시 감성적이 아닌 이성적 판단에 의해 구매를 결정하는 제품임과 동시에 자신의 신분을 대변하는 상징성 또한 매우 높은 업종이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경우 엔진 성능 등의 제품 속성이 경쟁차 대비 우월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브랜드퍼스널리티를 제품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제조업은 크게 승용과 RV로 나뉘어졌다. 승용은 등급에 따라 경차, 소형차, 준중형차, 중형차, 준대형차, 대형차로 구분되며 CS수준 또한 차량의 크기에 비례해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차량의 크기가 커지면 엔진성능, 승차감, 고객서비스 등 높은 고객가치가 전달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RV의 고객만족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고 연비가 우수한 다운사이징 엔진에 힘입어 전년 대비 2점(2.8%) 상승한 73점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편의기능 강화, 디자인 차별화를 통한 스타일 개선으로 고객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승용차 등급별 등록 대수를 살펴보면 중형 등급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형 등급은 차량을 구매하기 전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기대 정도를 나타내는 고객기대수준과 차량을 구매한 후 이용한 경험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평가한 고객인지품질간의 격차가 타 등급 대비 큰 폭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많은 중형 등급에서 차량에 대한 고객 기대와 체감한 품질수준간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이 실질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제품 및 서비스 품질 강화를 통해 전반적인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중형 등급의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의 일반적인 특징은 경제적인 안정과 가족 구성원의 변화다. 이들 고객은 가장 무난한 차량을 원하지만 무난함 속에 상위 등급과 하위 등급을 모두 포함하는 제품 및 서비스 품질의 융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제조업체의 고민이 요구된다.
국내 소비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RV 부문은 외산 RV 대비 성능, 편의성, A/S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RV의 선호도는 국산의 경우 2010년 이후 꾸준히 높아지고 있고 자동차 회사에 대한 최초상기도(Top Of Mind; TOP) 또한 동일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자동차의 스마트화라는 트렌드에 맞춰 스마트폰을 이용한 차량 원격조정 등 무선통신을 결합한 텔레매틱스 서비스 개발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원격 시동, 공조 제어, 도어 개폐 등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으며, 저압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등 연비 효율을 높여주는 각종 신기술을 적용해 자동차의 스마트화, 친환경 트렌드를 충족시켰다.
◇통신서비스에 걸맞는 고객인지품질 향상 요구
현대인의 삶에 가장 밀접하고 효용가치가 높은 서비스는 단연 통신서비스가 꼽힌다. 통신서비스는 SNS, RFID, GPS 등의 발달과 맞물려 우리의 일상 삶의 패턴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통신시장의 키워드는 스마트폰 확대와 유무선통합이다. 국내 통신 3사는 급변하는 통신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유선과 무선 사업자간 인수합병 △계열사간 통합 등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통합 이후에도 △LTE 서비스 출시 △통신과 방송 서비스의 융합 △유선통신망의 품질 고도화 등을 통해 고객들의 관심과 기대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통신산업의 변화는 유무선통합의 중심에 있는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의 고객기대수준 및 고객인지가치의 상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동전화 서비스는 해당 기간 동안 스마트폰 고객의 폭발적 확대가 이뤄졌으며, 고성능 스마트폰의 출시와 맞물려 통화 및 무선데이터 품질 경쟁, 어플리케이션 등 컨텐츠 다양화와 스마트폰에 특화된 요금제 출시 등이 고객기대수준을 크게 향상시킨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품질 안정화 및 고도화뿐만 아니라 전화, IPTV 등 패키지 상품의 확대, 요금인하 경쟁이 고객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집중시킨 것으로 판단됐다.
고객인지가치의 향상은 통신요금에 대한 고객저항감이 높아지며 정부 측면의 압박으로 인한 기본료 인하와 더불어 가족결합 및 상품결합을 통한 할인 혜택을 대폭 강화하면서 요금 저항감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고객인지품질의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서비스의 확대 및 LTE와 같은 새로운 통신망을 구축했지만 통신사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면서 시장을 선도해야겠다는 의욕이 앞서 안정화된 품질 수준을 갖추지 못하고 출시해 초기 품질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원인이다.
통신서비스의 고객기대수준과 고객인지품질의 격차는 타 산업이 평균 6점 이하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고객의 기대를 기업 입장에서 컨트롤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고객인지품질 향상을 위한 세밀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새로운 시장의 변화로 무선데이터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서비스의 방향이 무선데이터로 집중되고 있지만 전화가 갖고 있는 본원적인 통화품질에 대한 개선 및 관리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최근 통신산업은 가입자가 포화단계에 진입한 시점에서 업계의 승부수로 유무선통합으로 인한 서비스간의 융합 및 결합상품의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시장에서 핵심이 되는 서비스를 도출하고 이에 대한 본원적인 품질 수준을 개선하지 못하면 전체 통신시장의 고객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