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개 주요 조선사는 지난해 수주목표(540억 달러) 보다 9% 증가한 588억 달러를 수주목표로 설정했다. 국내 조선소의 수출은 405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보다 2%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최근 건조일정 조정, 인도 연기 등이 발생해 수출전망의 변동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특히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조선 '빅4'는 총 수주목표 486억 달러 가운데 해양플랜트가 272억 달러(56%)에 달하는 등 해양플랜트가 국내수주를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경부는 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로 해양자원개발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됨에 따라 해양플랜트, LNG선 등 고부가선박의 지속적인 발주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최근 고유가 지속으로 고연비 및 친환경 선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 선주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는 등 향후 그린쉽 분야의 수주증가 가능성을 주목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설계능력은 한국 조선사들이 세계 최고”라며 “중국 등 후발 주자들과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발주가 예상됐지만 지연됐던 프로젝트들이 내년으로 몰리는 기저효과도 예상된다. 아울러 상선시장도 최근 인도된 고연비 선박의 경제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한편, 해운시황이 반전되고 선박금융이 활성화될 경우 발주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선박금융은 이자가 높지 않은 데다 전문인력이나 경험이 없어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기피해왔다. 하지만 2004~2007년 조선업 시장이 활기를 보이면서 시중은행들도 관심을 가지고 뛰어드는 단계에서 리먼 사태가 터져 된서리를 맞았다.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경기 회복과 함께 2014년께 조선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속단은 이르다. 글로벌 경기가 반등하더라도 선박 과잉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 급격한 수주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된다면 5년 이상의 수주 부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호전되면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조선업 시황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편 지난해 한국 조선업계는 연말 수주랠리에 힘입어 수주량 750만CGT(3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수주금액과 CGT 기준 모두 중국을 제치고 수주 1위(35%) 자리를 차지했다. 건조량은 전년대비 15.8% 감소한 1300만6000CGT가 건조됐으며 수주잔량은 전년대비 26.3% 감소한 2800만5000CGT를 기록했다.
선박 수출은 전반적으로 수출선가 및 물량이 하락해 전년대비 29.8% 감소한 397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 세계 선박발주량은 전년대비 36.8% 감소한 2130만CGT로 2009년(1673만CGT)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 세계 수주잔량도 9200만CGT로 전년대비 28% 줄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소들이 해양 플랜트를 버팀목으로 외풍을 견뎌내고 있다"며 "중소 조선사들이 수주 잔량을 통해 올해를 버티면 경기가 호전되면서 내년부터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