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은퇴와 구조조정이 확산되면서 자영업에 뛰어든 40~50대 베이비붐 세대는 경기 악화로 인해 증가폭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외환위기 이후 40~50대 근로자들이 대량 해고당하면서 재취업 기회가 제한되고, 2000년대 들어 가계신용 확대 등을 통해 자영업으로 대거 진출하게 된 중산층 자영업자들이 경기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는 지난 2011년 8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된 후 높은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최근 들어 증가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8월 12만3000명(전년 동월 대비)의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던 자영업자는 9월 11만1000명으로 주춤하더니 10월 4만8000명, 11월 3만8000명, 12월 1만2000명으로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의 주연령층인 50대도 지난해 12월 전년 동월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이처럼 자영업자 수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소득 감소와 40~50대 실업률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퇴직 후 발생한 자본으로 자영업을 하는 특성상 근로자 가구에 비해 소득수준이 낮다는 것도 중산층 생계를 위협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 1965년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총취업자의 36.8%에 달했지만 농림어업 비중이 줄어들면서 하락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자영업자 비중은 하락하지 않고 2005년까지 27% 내외에 머물다가 이후 재차 하락해 2010년 23.5%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의 감소는 단순히 볼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내수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데다, 그동안 음식과 도·소매업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늘어난 탓에 창업 이윤동기가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자녀 부양 등을 이유로 은퇴 후에도 일을 하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자영업 소득이 감소하며 소액이라도 월급이 보장되는 중소업체로 재취업 하는 부분도 자영업 둔화를 가져오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소득구간별로 봤을 때 상위층과 하위층 비중이 늘고 중간소득층 비중이 줄어드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소득 양극화는 근로소득자뿐 아니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자영업자 연금 가입 비중을 늘리고 기업연금제도를 광범위하게 도입하도록 하는 제도적·세제상 유인방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