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창업자 고 서성환 회장 10주기 추모 '아름다운 길'

2013-01-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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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故 서성환 회장>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아모레퍼시픽은 9일 창업자 고 서성환 회장의 10주기 추모식과 추모전 '아름다운 길'을 개최했다.

지난 2003년 1월 9일 타계한 서 회장은 대한민국 화장품 역사의 선구자이자 아시안 뷰티 창조자, 차(茶)문화를 계승∙발전시킨 다인(茶人), 사회적 책임을 다한 기업인 등으로 평가받고 있다.
추모식은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기업 역사관 '장원재사'에서 열렸고, 가족과 전·현직 임원 등 총 12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에 이어 추모전 개관식도 열렸다. 경기도 용인 아모레퍼시픽 인재개발연구원에서 열리는 추모전에서는 창업자의 일대기가 담긴 다양한 사진과 유품이 전시된다.

태평양을 창업한 고 서성환 회장의 삶에는 한국 제조업의 성장 과정이 그대로 응축됐다.

황해도 개성 근교에서 머릿기름을 만들어 팔던 윤독정 여사의 3남3녀 중 넷째로 태어난 그는 보통학교 졸업한 후 부모님에게 화장품 제조방법을 전수받았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원료구매부터 상품제조, 판매에 이르는 노하우를 가르쳤다.

해방 후 서울로 옮겨온 그는 1947년 회현동에서 미안수·구리므·포마드 등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회고록에서 그는 "품질이 조잡해 날씨가 더우면 크림은 끓어 넘치고 로션은 기름이 분리돼 맹물인 경우가 많았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최고 제품을 만들기만 한다면 판매는 문제가 아니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

착실하게 사업기반을 쌓아가는 와중에 한국전쟁이 발발해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부산 피난 와중에도 순 식물성 포마드인 'ABC포마드'(1951년)를 발매,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당시 양복입은 신사 뿐 아니라 공사판 노동자도 포마드를 발라 머리카락을 좌우로 붙이는 스타일이 유행할 정도였다.

서 회장은 국내 고급 차(茶) 문화 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나라마다 독특한 차가 하나씩 있지만 한국은 뚜렷하게 내세울 게 없어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전통차 문화를 정립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서 회장이 후대에 더욱 빛나는 이유는 사회적 책임을 다한 모범기업인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의 경영철학은 평양장학문화재단(현 아모레퍼시픽재단), 태평양 복지재단(현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설립 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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