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남방주말 기자들 손들어줘. 향후 언론유화책 신호탄

2013-01-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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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팡저우모 기자들에 어떤 처벌이나 불이익 가하지 않겠다 약속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배인선 기자=최근 난팡저우모(南方周末) 사태에서 중국 당국이 결국 기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하에서의 중국의 언론정책 변화로 읽혀지고 있다.

앞서 난팡저우모 신년특집 제작 당시 광둥(廣東)성 선전당국이 기자들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기사를 수정삭제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난팡저우모 기자들이 지난 4일 집단 파업에 돌입했었다. 중국의 매체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이 사건은 웨이보를 통해 전국으로 퍼져갔고, 새해 초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난팡저우모 기자들은 광둥성 선전부장을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보고, 선전부장 경질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에 광둥성 뿐 아니라 각 성정부 선전부장들이 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난팡저우모 기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여론이 조성되면서 시진핑 지도부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내몰렸었다. 이같은 상황에 시진핑 지도부가 언론의 손을 들어주면서 향후 언론자유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영국 로이터 통신 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당위원회 관계자를 인용해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서기가 직접 나서서 난팡저우모 사태에 개입했으며, 난팡저우모 편집인을 해고시키기로 하는 협상안을 내놓았고 난팡저우모 기자들은 이 협상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향후 언론통제의 고삐를 한층 완화하기로 했으며 난팡저우모 기자들에 대해 어떤 처벌이나 불이익을 가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제시됐다.

게다가 기자들이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했던 퉈전(庹震) 광둥성 선전부장 역시 시기를 조율해 경질시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전부장의 즉시 경질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바로 경질시키면 관료사회의 체면이 손상된다는 이유였다. 이로써 파업참가자들의 요구사항이 대부분 수용된 셈이다.

난팡저우모 기자들은 이를 '언론의 승리'라고 여기고 있으며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해 다시 정상적으로 신문제작에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팡저우모 사태가 시진핑 총서기의 언론정책의 시금석으로 여겨져 온 만큼 사태 해결은 시진핑 시대 중국 내 언론의 자유가 한층 더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공산당 중앙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도 사설을 통해 “선전부 관리들이 딱딱한 설교를 버리고 시대의 리듬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앞서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통신은 이와 함께 이번 사태로 중국 ‘차세대 잠룡’으로 주목받고 있는 후춘화 당서기가 이번 사태를 무난히 해결함으로써 문제 해결능력과 결단력이 있고 오픈마인드 이미지가 집중 부각됐다고 전했다. 다만 통신은 후춘화 서기가 직접 난팡저우모 기자들과의 협상에 개입했는지는 당장 입증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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