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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종합선수권대회 중계 방송 캡처) |
김연아는 6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제67회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인 210.77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세계를 제패한 피겨 여왕 김연아에게는 당연한 결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날 경기장에서는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흘렀다.
문제는 당일 목동경기장의 환경이었다.
김연아의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보인 관객이 만원을 이루면서 경기장의 실내 온도와 빙질 등이 영향을 받았다.
김연아의 움직임 하나에 큰 탄식과 환호가 터져 나오는가 하면 예의 없는 관객이 촬영을 위해 플래시를 터뜨리고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등 선수가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목동경기장의 빙질이 적합하지 않았다는 목격담이 돌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악조건 탓에 5일 쇼트 프로그램 경기 중 넘어지는 등의 실수를 범하게 된 김연아는 6일 연습 때에도 한 차례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지만 김연아는 역시 김연아였다.
그녀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레미제라블’을 ‘클린’(무결점)으로 연기해냈다.
지난달 NRW 트로피 대회에서 흔들렸던 후반부 점프마저 완벽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국내 대회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한 210.77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이날 우승으로 김연아는 3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김연아는 이곳에서 동갑내기 일본 선수 아사다 마오와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다 마오는 지난해 일본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먼저 세계선수권 출전을 확정 지었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 2011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2년 만이다.
두 선수는 2007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아사다 마오가 2위, 김연아가 3위에 오른 이후 2010년까지 3년 동안 세계선수권에서 경쟁했다.
2008년 우승은 아사다 마오였다.
당시 김연아는 부상 중에도 진통제 투혼을 발휘하며 프리스케이팅 1위에 오르는 등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는 김연아가 207.71이라는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을 기록하며 왕좌에 앉았다. 아사다는 당시 4위에 그쳤다.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걸면서 ‘피겨 여왕’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반면 아사다 마오는 2010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2년 만에 정상을 되찾았지만 2011년에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을 보이며 침체기에 빠졌다.
이후 김연아까지 밴쿠버 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을 잠시 떠나면서 이 둘의 경기를 함께 볼 기회는 없었다.
그러던 두 선수가 부활해 다시 세계선수권에서 맞붙는 것이다.
세계 피겨 팬들은 피겨계의 흥행카드였던 두 사람이 동시에 돌아오자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한편 두 선수의 경쟁 외에 또 하나의 세계선수권 관전 포인트가 있다.
바로 김연아가 몇 장의 출전권을 따내느냐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의 승리만이 아니라 더 많은 후배와의 2014 소치 올림픽 동반 출전까지 노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올림픽에서 더 많은 후배들과 뛰고 싶다”며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이나 준우승을 차지하면 김연아를 포함해 3명, 10위권 안에 들면 2명의 여자 시니어 선수가 2014 소치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