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산업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시공능력순위 30위권 내에 포함된 7~8개 건설사들이 올해 회사채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채권 만기로 자금 압박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30여개 건설사들의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시공능력순위 10~30위권 내 중견건설사 8곳이 올해 유동성 위험에 노출돼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8개 건설사는 대부분 해외 사업 비중이 작은 중견업체들로 국내 건설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이상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건설업 침체가 계속되면 중견건설사 2~4곳이 구조조정 대상에 처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A사와 B사, C사는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와 PF 대출 상환에 필요한 자금이 각각 1조4000억~2조5000억원에 달한다. B사와 C사의 유동성 부담액은 자본금의 각각 2.6배, 2.0배에 이른다.
D사와 E사도 올해 유동성 부담액이 7000억~8000억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그룹 지원 여력이 없어 자금 압박에 시달릴 전망이다.
배문성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유동성 위험에 노출된 8곳 중에서 7곳은 건설경기 침체가 올해도 지속되면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상황에 처할 수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미 시공능력순위 100개 건설사들 중 21개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 등 침체 업종에서 추가로 워크아웃 등 대상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아 산업계 전체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건설사들도 자산을 매각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긴축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말 임원 50%, 직원 30%를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대우건설과 GS건설 등 상위 건설사마저 최근 인사에서 임원을 10% 이상 감축했다.
동부건설은 자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49.9%를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으며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환기업은 지난해 서울 도심의 알짜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선 바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건설과 조선, 해운 등 업종의 구조조정은 올해로 5년째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상황이 나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