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대선’으로 쏠린 눈

2012-12-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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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 속 살얼음판 정국…예산안 처리 첫 분수령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정치권의 눈은 벌써부터 ‘포스트 대선을 향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중 누가 승자가 되느냐에 따라 당내 역학관계에 일대 변화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의 승리는 이명박 정부의 낮은 지지도 등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권재창출에 성공한 것을 의미해 여권이 다시 정국의 주도권을 쥐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당 내부적으로는 대선 과정에서 이미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가 모두 박 후보로의 공고한 결집이 이뤄진 상태여서 친박을 중심으로 한 협력구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의석이라는 장점까지 결합할 경우, ‘새 정부 힘 실어주기’와 박 후보의 정책공약 실현을 위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반면 박 후보가 패배한다면 새누리당의 내홍이 불가피하다. 박 후보가 당내에서 독보적인 유력주자 자리를 지켜온 데다 대선 패배 시 정계은퇴까지 거론한 상황이어서 대선 패배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문 후보의 당선은 당내 비주류 쪽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한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비판을 해소하고 당력을 문 후보의 국정운영 구상을 뒷받침하는 방향을 의미한다.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는 역으로 이명박 정권의 실패를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명분에서 새누리당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여대야소’ 구도가 형성된 것은 국정운영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 후보의 패배는 곧 야권 정계개편 블랙홀을 의미한다. 당내에서 ‘친노 책임론’이 거세게 일면서 당이 ‘친노 대 비노·반노’로 갈려 최악의 경우 분당 사태까지 우려된다.

현재 지도부 공백인 민주당은 내년 1월께 새 지도부 선출이 예정돼 있어 대선 직후부터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

당내 비주류 일각에서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를 상수로 놓고 ‘신당론’이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계개편은 문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에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야권이 대선을 거치면서 민주당, 진보정의당 등 기성정당은 물론 재야 시민사회, 종교계·문화계·학계 등이 총결집한 상태에서 문 후보 스스로도 당선 이후 ‘용광로 통합정당’을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 중심이냐, 안철수 중심이냐’라는 차이점이 있다.

대선 후 국회 예산안 처리가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선 직후부터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대선에서 이긴 정당은 새 정권에 힘을 실어주고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진 정당은 새 정부의 힘을 빼기 위한 한바탕 격돌이 예상된다.

여야는 오는 27~28일 본회의 때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가까스로 합의했지만, 자신이 공약한 예산을 반영하려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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