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설계> 자녀 결혼·노후 준비까지…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설계 해답은?

2012-11-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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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58)는 최근 아내(56)와 함께 10년째 운영했던 분식집을 처분했다.

경기가 좋지 않아 매출이 예전같지 않았고, 10년째 주방일을 도맡아온 아내는 얼마 전부터 관절에 통증을 느껴 병원 치료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동안 한 달 매출 약 1000만원에서 월세와 재료비, 공과금을 제외하고 매달 350만~400만원 정도가 남았다.

그 중 생활비로 사용하고 남는 돈을 꼬박꼬박 적금통장에 넣었지만,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시세 2억5000만원)의 대출금을 갚아 나가느라 10년 동안 정작 모인 돈은 1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내년에는 아들의 결혼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씨는 둘째 아들의 결혼을 위해 가게를 처분하며 받은 권리금, 보증금 등 4000여만원과 그동안 마련해 둔 돈을 보태 아파트 전세를 얻어주려 하지만 서울에서 전셋집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라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환갑이 다 된 나이에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새롭게 창업을 하려니 투자금도 만만치 않아 김씨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김씨와 같이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나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중장년층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은퇴를 준비하며 노후대책 마련에 나섰다.

베이비붐 세대는 노후 준비를 위해 재취업, 창업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층 취업률은 전체 노인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지속되는 경기불황의 여파로 창업을 위한 은행 대출의 연체 및 부도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오히려 빚더미에 올라앉기 십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은퇴설계에 있어서 재무목표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수은 한화생명 경인지역FA센터 국제재무설계사(CFP·사진)는 "대부분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생활비에 대한 적절한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은퇴생활에 필요한 자금 산출에 있어서 희망 은퇴생활비, 기대 여명, 물가상승률, 은퇴자산 투자수익률, 공적연금 예상 수령액 등이 기본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CFP는 "김씨 부부의 경우 다섯 가지 조건을 모두 평균치로 고려했을 때 재무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베이비붐 세대가 김씨 부부처럼 생활비 마련이 우선인지, 자녀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 우선인지 판단을 해야 하는 시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부가 월 200만원 소득으로 생활비 지출 후 월 50만원 저축 및 투자가 가능하고, 공적연금 수령 시기에는 공적연금 수령액만큼 추가적인 저축 및 투자가 가능할 수 있으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소득의 공백기와 소득 규모의 축소가 예상된다.

또한 통상 은퇴를 준비함에 있어서 적절한 순자산 규모는 '나이×1000만원' 수준을 요구한다. 김씨 부부의 사례로 봤을 때 순자산도 평균치에 미치지 못한다.

김 CFP는 "만일 자녀 결혼자금으로 1억4000만원을 지원할 경우 이 부부는 약 13년간 소득창출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며 "추가적으로 의료비와 같은 비상예비자금도 고려했을 때 자녀 결혼자금에 지출되는 규모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희망하는 재무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재산이 준비돼 있다면 재무목표별 특징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면 되지만, 재산이 충분치 못한 경우 이러한 재무목표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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