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같은 인물들의 생명력' 중견작가 오원배 '회화적 몸의 언어'展

2012-10-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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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11월 11일까지 금호미술관 전관서 개인전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유령인가? 사람인가. 어둡고 칙칙하고 오래된 듯한 공간에 반투명 인간이 공중에 떠있다.
부유하는 형상. 안착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유령같은 존재감'. 중견화가 오원배(59·동국대 예술대학 미술학부 교수)의 화두는 늘 인간이다.
그의 인물들은 때로는 괴로움에 뒤틀린 왜곡된 형상으로,또는 순진무구하게 뛰어노는 소년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의 실존과 자아에 대한 탐색.
고뇌하는 유령같은 인물들과 어우둔 배경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그의 작업은 '현대인의 불안정한 초상'이 담겼다.

오는 18일부터 작가는 서울 금호미술관 전관에서 '회화적 몸의 언어'라는 타이틀로 13회 개인전을 연다.


이전에 선보였던 인간의 고독과 실존의 부조리함과 함께 어두운 환경 속에서 허망함과 분출되는 인간의 억척스런 생명력이 더욱 극대화됐다.
몸부림에 가까운 동작에도 불구하고 허공을 향한 허망함이 가득했던 이전 작업과 달리 이번 전시에는 인물들이 적극적인 시선을 보인다.
인물들이 배제되고, 공장과 내부의 기계 시설물들로만 구성된 대형 회화작품들도 선보인다.

구체화된 배경은 정미소와 같은 산업현장의 인공구조물들이다. 작가는 "이들 공장과 같은 산업 혁명의 결과물인 장소와 기계들이 인간의 소외와 고독을 설정하기에 가장 적합한 공간"이라고 파악했다.

미술평론가 정명목은 "과거 작가가 하나의 대상(인간)을 표상했던 '몸'의 표현적 성찰이 자기와 세계를 분리시킨 관점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화가 자신 속에 '몸'이, '몸'안에 자신이 함께 실존하고 있음을 체감하는 듯"하다고 전시서문에 썼다.

그는 일그러져 왜곡된 형상의 인간들. 어떤 때는 투명 인간처럼 윤곽선으로 그려진 인물 형상에 대해 미술평론가 정영목은 "투쟁과 고뇌를 감내한 이 시대, 우리의 토종적 '짜라투스트라' 같은 강인한 생명력의 발현"이라고 분석했다.

인간의 실존에 대한 양가적 생각들을 담은 이번 전시는 700~1000호 정도의 대형 회화 20여점과 200여점의 드로잉 작업들을 전시한다.

1층 전시실에서는 역동적이지만 어두운 인물들과 공간이 등장하는 대표적인 회화 작업들이 소개된다. 2층 전시실에서는 인물들이 배제된 공간과 구조물만이 그려진 작업들이, 3층 전시실에서는 마치 마티스의 <dance>와 이 인물들이 역동적인 제스쳐를 취하고 있는 대형 회화 작업이 전시된다.

작가가 작업을 시작한 이후 일기 쓰듯 매일 해온 드로잉도 한자리에 선보인다. 특히 90년대 중후반 파리 체류기간 중에 완성한 방대한 드로잉들 중에서 엄선된 드로잉 200여점을 만나볼수 있다. 전시는 11월 11일까지.(02)720-5114


◆작가 오원배=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졸업(1972), 파리국립미술학교 수료(1983-86).
▲수상=1997 제9회 이중섭 미술상 수상, 1992 올해의 젊은 작가상, 1985 프랑스 예술원 회화3등상, 1984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1등상. ▲작품소장=전등사,OCI미술관,인천문화재단,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법무법인태평양,서울시립미술관 ,소마미술관,,금호미술,인천 지하철 문화예술회관역,조선일보사,운광대학교,국립 현대미술관 ,후꾸오까 시립미술관,경주 통일전,프랑스 문화성,파리국립미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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