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發 전세난 오나…주변 전셋값 '껑충'

2012-08-2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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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영 이주 본격화되자 본격 오름세…수도권 확산 우려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서울 강남권 전세시장이 심상찮다. 송파구 가락동 등 재건축 단지 이주 수요가 몰린 곳은 전셋값 오름세가 가파르다. 일주일 새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2000만원가량 오른 아파트들도 적지 않다. 지난 초여름까지 잠잠했던 전세시장과는 딴판이다.

강남지역 전셋값 상승의 진원지는 재건축 이주 단지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다.

서울 최대의 재건축 단지인 가락시영은 지난 10일 첫 이주 스타트를 끊었다. 내년 1월 31일까지 4차에 걸쳐 이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삿짐을 싸는 집들이 늘면서 주변 전세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인근 아파트 전세 보증금 호가가 일주일 전보다 1000만~2000만원 더 올랐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가락동 우성1차 아파트(전용 43㎡) 전셋값은 올해 초 1억7000만원 선에서 지금은 1억9000만~2억원 선을 호가한다. 현대6차 아파트(전용 84㎡)도 이달 초 2억5000만원에서 2억7000만원으로 뛰었다.

가락동 가락시영공인 관계자는 "가락시영 이주가 시작된 이후 인근 전셋값이 10% 정도 올랐다"며 "가뜩이나 전세 물건이 없는 상황에서 가락시영 이주가 본격화하면 전세난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근 대한공인 강동학 대표도 "전세 만기가 된 인근 아파트 집주인들이 전세 오름세를 보고 더 높은 가격에 세를 내놓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송파구 일대 연립·다세대주택 전셋값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아파트 전세를 찾지 못한 수요자들이 주변지역 연립·다세대주택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송파동 송파공인 관계자는 "연립주택 전셋값이 최근 한두 달 새 1000만원가량 뛰었다"며 "오른 가격에도 전세 물건을 잡아달라는 문의 전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가락시영발' 전세난이 이사철이 맞물리는 올 가을 본격화해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락시영뿐만 아니라 올 하반기에 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려 있어서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9개 단지(주택재개발·재건축 포함)에서 총 1만221가구가 이주할 예정이다. 오는 10월에는 서초구 잠원동 대림아파트 637가구와 강동구 고덕주공4단지 410가구가 이주에 나선다. 11월에는 서초구 신반포아파트 790가구도 이주 예정이다.

이에 더해 올 하반기 서울 입주 물량은 줄어들어 전세난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9~11월 입주예정 아파트는 7867가구로, 전년 동기(9728가구)보다 19% 줄었다.

부동산써브 박정욱 연구원은 "아직은 전세 수요의 움직임이 예년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가을 이사철에 진입하면 가격 상승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며 "재건축 단지별 이주가 본격화할 경우 강남에서 시작된 전셋값 상승세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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